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한 미국 측의 오해를 해소하고,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여 본부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며, 15일 귀국할 계획이다.
온플법 오해 불식에 주력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한국의 디지털 규제 움직임을 두고 불만을 표출해 왔다. 특히 지난해 말 개정된 정보통신망법과 추진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이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대럴 아이사 의원은 한국을 ‘불량 국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문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디지털 관련 산업 협회를 접촉해 한국 정부의 입법 취지를 명확히 설명하고 오해를 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 측에 한국 정부의 정책과 입법 의도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정확한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쿠팡 이슈, 통상·외교와 분리해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한국 국회의 조사가 미국 의회 일각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쿠팡은 미국 상장 기업이다. 미국 의원들은 한국 정부의 조치가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쿠팡 문제는 통상·외교 이슈와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 고 못박았다.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하거나 차별하는 것이 아니며, 개인정보 유출과 그에 대한 미흡한 대처가 핵심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이슈 제기는 없었다.
상호관세 판결과 FTA 공동위 연기
한미 통상 관계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미국 대법원이 14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대한 위법 여부를 판결할 예정이다.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릴 경우 이미 징수된 수백억 달러의 환급 문제가 발생하고, 미국의 무역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
여 본부장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미국 정부, 로펌, 통상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가 연기된 것과 관련해서는 USTR 측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가 한미 통상 마찰을 완화하고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