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겨냥한 연쇄 참수작전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고 안보 책임자부터 정보부장관까지 핵심 인사들을 연이어 암살하는 대규모 ‘참수작전’을 펼치며 중동 지역의 긴장이 순식간에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지난 18일, 이스라엘 군 당국은 에스마일 하티브 이란 정보부장관을 살해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카츠 국방장관은 이어 “오늘 하루 동안 모든 전선에서 상당한 놀라움이 예상된다”며 추가 군사 행동을 예고했는데요. 이는 하티브 장관 제거가 단독 사건이 아닌, 지속적인 공격 작전의 일환임을 시사합니다. 사실 이 공격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었던 알리 라리자니가 사망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라리자니 사망은 그 자체로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는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과도기 실세로 군부와 정치 지도부 사이의 핵심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인물입니다. 이란은 그의 죽음을 ‘영예로운 순교’로 규정하고 ‘가혹한 복수’를 공언했죠.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마저 조전을 보내며 라리자니를 ‘국익을 수호한 현자’로 기렸을 정도로, 그의 국제적 위상도 컸습니다. 이처럼 단숨에 두 명의 최고위급 인물을 잃은 이란의 충격과 분노는 당연히 극에 달해 있습니다.
왜 지금, 연쇄 암살인가?
이스라엘이 이처럼 공격적인 ‘참수작전’에 나선 배경에는 명확한 전략적 계산이 있습니다. 네타냐후 정부는 물리적으로 이란 지도부를 제거함으로써 테헤란 정권을 흔들고, 궁극적으로는 전쟁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카츠 국방장관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에 이란 고위 인사 누구든 즉시 제거할 수 있는 전권을 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작전은 라리자니와 하티브뿐 아니라, 그보다 앞서 바시즈 민병대 총지휘관 골람레자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데 이은 연쇄 행보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접근법의 실효성에 대해 냉정한 시각을 보입니다. 많은 분석가들이 지적하듯, 이란 정권은 특정 개인보다는 다층적인 제도적 기반 위에 세워져 있어 지도부 일부가 제거된다고 해도 체제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오히려 하마스나 헤즈볼라의 과거 사례처럼, 일시적 위기 이후 더 강경한 세력이 등장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이란 내부에서도 라리자니의 후임으로 더 강경한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실제로, 이란 혁명수비대는 라리자니의 죽음을 ‘국가적 각성’의 원천으로 삼고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장기화와 확전, 불안한 미래
현재 가장 큰 우려는 이 갈등이 장기화되고 주변 지역으로 확전될 가능성입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까지 추적해 무력화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모즈타바는 선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부상설이 무성한 상황인데요. 그는 미국을 통한 휴전 제안을 일축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무릎 꿇고 배상금을 지급해야 평화 협상을 논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양측 모두 빠져나올 출구를 찾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스라엘은 지도부 제거를 통해 결정적 타격을 가했다고 믿지만, 이란은 체제의 생존과 명예를 걸고 보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눈에는 눈’식의 대응이 계속된다면, 국지적 충돌이 제어 불가능한 전면전이나, 레바논을 또 다른 전선으로 끌어들이는 확전으로 비화할 위험이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외교적 개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양측의 강경한 입장 앞에 성과는 미지수입니다. 중동의 화약고가 다시 한번 폭발할지, 모든 이의 시선이 테헤란과 텔아비브로 쏠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