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재선, 시장은 등을 돌렸다
브라질 대선에서 룰라 후보가 역전승을 거두며 4선에 성공했습니다. 좌파 연합이 정권을 되찾은 건데요. 문제는 결과가 나온 다음 날의 시장 반응입니다. 브라질 증시 보베스파 지수는 하루 만에 13.88% 떨어져 한 달 최저치를 기록했고, 장중 낙폭이 17.4%까지 벌어지며 6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헤알화도 달러 대비 8.6% 하락해 27년 만에 가장 큰 일일 낙폭을 보였습니다. 재무부가 예정된 국채 입찰을 취소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는 점이 이번 사태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분명합니다. 확대 재정과 복지 공약이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브라질의 국가부채 비율은 GDP의 약 82% 수준입니다.
보우소나루의 선택
패배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연설에서 승복 대신 미국행 계획을 밝혔고, 여권 제출 명령도 거부한 채 정규 출입국 절차를 거치지 않고 떠났습니다.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전례를 그대로 따라간 셈입니다.
정치 지형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파가 총선에서 약진하며 여소야대 구도가 짜였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출국 금지와 자금세탁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룰라 정권으로서는 개혁 입법을 밀어붙이기 어려운 환경인 겁니다.
시진핑의 전보 외교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선 확정 직후 분주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룰라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역할을 치켜세웠고, 별세한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유족에게는 조전을 전했습니다.
중일 관계의 원칙을 세운 4개 정치 문서에 서명한 인물을 오랜 친구로 평가한 대목은 현 일본 정부를 향한 신중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브라질의 재선 정국과 중국의 외교 행보, 그리고 미중 전략 경쟁까지 맞물리면서 주요국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