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 주목받는 의료기기 시장이 된 이유
최근 중동 지역이 한국 의료기기 기업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적 규모의 의료기기 전시회 'WHX 두바이 2026'이 있었는데요. 이 행사에는 큐렉소, HLB파나진을 비롯해 200개가 넘는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가했습니다. 중동 지역은 과거 아시아 기업들이 유럽과 아프리카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최근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의료 현대화 사업으로 첨단 의료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진단 솔루션, 디지털 헬스케어, 최소침습 수술 장비, 고령화 대응 의료기기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선보인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
전시회 현장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구체적인 전략과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로봇 전문 기업 큐렉소는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와 보행 재활로봇 '모닝워크'를 선보이며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유통사와 의료기관 관계자들의 문의를 받았습니다. 회사는 유럽의 CE MDR 인증 획득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동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진단 분야에서는 HLB파나진이 100여 개의 부스를 운영하며 CE와 FDA 인증을 획득한 자사 진단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신제품을 출시하고 AI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공략에 나섰고, 동아참메드, 휴온스메디텍 등도 확장된 제품 라인업으로 현지 바이어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규제 장벽을 낮춘 정부의 뒷받침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더욱 탄력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UAE 의료제품 규제기관(EDE)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공식 참조 규제기관'으로 공식 인정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중동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 FDA나 유럽 EMA의 허가를 먼저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국내에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면 UAE 허가 신청이 훨씬 수월해진 거죠. 이는 심사 기간 단축과 절차 간소화, 제조시설 현지 실사 면제 등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식약처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도입해 디지털의료기기, 체외진단시약, 의료용 로봇 등 혁신 기술에 대해 국제 수준의 평가를 거치면 즉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규제 협력과 인허가 역량 강화가 한국 의료기기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