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다시 흔들리다
이번 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공격이 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이틀 사이에만 4건이 몰렸는데요. 9월 한 달 공격 건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라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도 외무부는 자국 선박이 피격돼 선원 12명이 다쳤다고 밝혔고, 7월 이후 최소 9명의 선원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습니다.
사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은 여름 이후 꾸준히 늘어 전쟁 전의 약 8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셸 최고경영자도 중동 석유 흐름이 80%까지 회복됐다고 평가했고,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 유량도 하루 580만 배럴에 도달했습니다.
문제는 물량이 늘어도 위험이 줄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루 평균 통과량은 여전히 1030만 배럴 안팎으로 전쟁 전 1350만 배럴에 못 미치고, 미국의 군사 보호와 셔틀 운송이 병행되며 비용이 치솟았습니다. 운임은 5일 130만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위험과 가격 사이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공급 회복 신호와 추가 차질 우려가 맞서면서 변동성이 커진 겁니다. 브렌트유는 100.7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는 89.4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열흘간 중동에서 하루 약 1200만 배럴의 원유와 200만 배럴의 석유제품이 수출됐습니다.
윈드워드의 미셸 비제 보크먼 선임 분석가는 물량은 통과하지만 극도로 높은 해상 위험 속에서 운항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공격이 다시 격화되면 수송량이 줄고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재고는 바닥, 각국은 빗장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는 전 세계 석유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부족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7개월간 이란 전쟁으로 중동 석유 공급이 3억 배럴 줄었고, 전 세계는 전략비축유에서 10억 배럴 이상을 꺼냈습니다. 상업용 재고는 6억 배럴에도 못 미칩니다.
쿠웨이트석유공사의 나와프 알사바 최고경영자는 정제품이 하루 600만 배럴 부족해 중동 정유시설이 정상화돼도 즉시 메우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각국은 자국 물량부터 묶어두고 있습니다. 중국은 10월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했고, 러시아는 경유 수출 금지를 연장해 휘발유 수출도 내년 1월까지 막았습니다. G7은 4개월간 원유와 경유 1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은 하루 337만 배럴의 정제 능력과 울산, 여수, 대산 정유 단지를 앞세워 세계 5위권 정제국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최고가격제와 수출 규제로 수익성은 제한적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대규모 정제 설비를 가진 국가들이 수출 제한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