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봉쇄 현실화, 유조선 피격과 항로 변경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홍해 해상 봉쇄를 단순한 위협에서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7월 22일, 사우디아라비아 남서쪽 홍해 해역에서 유조선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되어 선내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다행히 인명 피해나 유류 유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고, 이는 봉쇄 선언 이후 첫 번째 실제 공격으로 풀이됩니다.
봉쇄가 현실화되면서 선박들의 항로 변경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얀부항을 출발한 유조선들은 기존 바브엘만데브 해협 대신 수에즈 운하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고, 일부 초대형 유조선은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택했습니다. 국제해운회의소는 후티 반군이 홍해와 인근 해역을 지나는 선박들에게 무전으로 봉쇄 구역 진입을 자제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호르무즈에 이은 홍해 봉쇄…에너지 공급망 쇼크
홍해가 위험지대로 변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이미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또 다른 핵심 수송로를 잃게 되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뒤 수출 원유의 70% 이상을 홍해를 통해 보내왔는데, 이 경로마저 차단되면 하루 약 360만 배럴의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집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홍해 봉쇄가 본격화될 경우 세계 원유 공급의 25%가 타격을 입고 통항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공급망 위기는 국제유가에 즉각 반영되었습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86달러선까지 오르며 6주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고, 지역 선박 위험 보험료도 상승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도 함께 격화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봉쇄에 대해 미국이 직접 처리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고, 이란은 원유 한 방울도 수출되지 못하게 하겠다며 에너지 시설 타격을 경고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 영향은…당장은 버티지만 장기화 땐 부담
한국 정부는 현재까지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8월까지 물량은 지난해 평균 대비 110% 수준이고 9월 물량도 90% 이상 확보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정유 업계와 전문가들은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초대형 유조선이 통과하기 어려운 수심 문제가 있고,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할 경우 운송 기간이 최대 4주나 늘어나 운임과 연료비 부담이 크게 가중됩니다.
운송 비용 상승은 결국 국내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비축유 교환 제도 등 비상 수급 대책 가동을 검토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홍해 물동량이 이미 가자지구 전쟁 이후 크게 줄어든 상태라 봉쇄의 실질적 영향력이 상징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한 관측도 공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