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15년, 광화문에 차려진 빈소와 남겨진 과제

머뉴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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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8일 오후 7:02

발행: 2026년 8월 18일 오후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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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연대 대표의 사망을 계기로 광화문광장에 빈소가 마련됐으나 서울시와의 천막 설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자연대는 2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와 피해 인정 확대, 배상 기준 명시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 면담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10월 국가배상 청구 시점까지 광화문에서 투쟁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광화문에 차려진 아버지의 빈소

서울 광화문광장 한편에 작은 빈소가 마련됐습니다. 고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를 기리는 공간인데요. 그의 아들 서한결 씨는 아버지가 남긴 휠체어와 약봉지, 손때 묻은 수첩을 하나하나 옮겨 놓으며 눈물을 삼켰습니다. 서 대표는 생전에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에서 투쟁을 이어가 달라고 유언을 남겼고, 가족은 그 뜻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빈소 중앙에는 관을 본떠 만든 모형이 놓여 있어 지나는 시민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습니다.

사실 빈소 설치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연대가 천막을 치려고 하자 서울시는 광장 조례 위반이라며 제지했고, 양측은 한동안 강하게 대치했습니다. 결국 천막 없이 간이 제단만 설치된 채 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는데요. 이 작은 공간이 곧 15년째 풀리지 않은 참사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5년을 달리다 끝내 쓰러진 대표

서영철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15년간 피해자들의 대표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기흉 등 후유증으로 투병하다 지난 11일 응급실로 이송된 뒤 대기 중 숨을 거뒀고, 피해구제 인정자 중 1422번째 사망자로 기록됐습니다. 빈소에 놓인 약 상자에는 심장약과 정신과 약 복용 시간이 적힌 메모가 그대로 남아 있고, 8월 15일로 예정된 15주기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흔적이 수첩에 남아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당연히 피해자들의 요구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섭니다. 이들은 참사의 발생과 은폐, 방조 경위를 밝히기 위해 2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대응을 미루었다는 의혹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의 등급 판정 체계로는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속출하고 있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풀리지 않은 과제들, 이제 남은 사람들의 몫

피해자연대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빈소 조문 및 간담회 개최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시행령에 배상 핵심 기준을 명시하고, 현재 등급 판정에서 벗어난 미인정자들까지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서 대표의 며느리는 대통령을 향해 누가 잘못했는지 밝히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아들 서한결 씨 역시 가족이 함께 제품을 사용한 것이 죄가 될 수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반면 정부와 서울시는 행정 절차와 조례를 이유로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대는 오는 10월 8일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해지는 시점까지 광화문과 서울시청 일대에서 농성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서 대표의 빈소는 이제 한 사람의 죽음을 넘어, 아직 끝나지 않은 참사의 무게를 모두가 마주하는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