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77년 만의 최악 참사에 드러난 도시 안전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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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8일 오전 1:01

발행: 2025년 11월 26일 오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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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발생한 77년 만의 최악의 아파트 화재는 대나무 비계와 안전 규정 미비가 맞물려 순식간에 확산되었습니다. 최소 65명 사망, 279명 실종이라는 참사 속에서 결혼을 앞둔 소방관의 희생과 노후 건물의 누적된 안전 문제가 드러났으며, 이는 전 세계 고층 건물 화재의 반복되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사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번진 비극의 불꽃

지난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 '웡 푹 코트'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불과 30분 만에 7개 동 전체를 휩쓸었습니다. 최소 65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실종되는 참사로 기록되며, 1948년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홍콩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인명 피해입니다. 화재 현장에는 304대의 소방 차량과 1,250명 이상의 소방관이 투입되었지만, 이미 많은 생명이 앗아간 뒤였습니다.

대나무 비계가 만든 불쏘시개

화재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은 건물 외벽을 둘러싼 대나무 비계였습니다. 홍콩에서는 전통적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대나무 비계를 사용해왔지만, 이번 참사에서 화재에 취약한 대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바람에 날린 불씨가 대나무 파편을 타고 인근 건물로 번지는 과정에서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는 지난 3월 대나무 비계의 단계적 퇴출을 예고했지만, 업계의 반발로 본격적인 시행에 늦어지면서 이번 참사를 막지 못했습니다.

누적된 안전 문제들

화재를 키운 요인은 다층적이었습니다. 건물 외벽을 덮고 있던 안전그물은 방화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품으로 확인되었고, 엘리베이터 홀의 스티로폼 자재도 가연성 물질로 작용했습니다. 더욱이 42년 된 노후 건물의 소방 시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주민들은 화재 당시 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밀집된 건물 구조와 높은 노인 인구 비율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해당 아파트 주민의 36.6%가 65세 이상 고령자였습니다.

결혼을 앞둔 소방관의 희생

이 비극 속에서도 눈물겨운 희생이 있었습니다. 내달 결혼을 앞둔 37세 소방관 호와이호우는 화재 현장에서 지하 수색 작업을 하다 연락이 두절되었고, 심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생을 마감했습니다. 10년간 교제한 예비 신부는 "나의 슈퍼히어로가 임무를 마치고 떠났다"며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의 희생은 위험을 무릅쓰고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관들의 헌신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가 되었습니다.

반복되는 고층 건물 화재의 교훈

이번 화재는 2017년 영국 그렌펠 타워 화재, 2010년 상하이 아파트 화재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모두 가연성 외장재와 노후화된 안전 시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례들입니다. 반면 두바이의 고층 건물 화재는 효과적인 방화 시스템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가 있습니다. 홍콩의 이번 참사는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아시아 지역에서 고층 건물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홍콩 당국은 이미 건물 보수 공사 책임자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으며, 대나무 비계를 금속제로 교체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잃어버린 생명과 파괴된 가정을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참사의 무게는 여전히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