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의 비극적인 오후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150년 넘게 이어진 관광 마차가 또다시 인명 사고를 낳았습니다. 현지 시간 6월 17일 오후 3시경, 관광객 4명을 태운 마차가 공원을 달리던 중 갑자기 통제를 벗어나면서 10대 관광객이 추락해 숨지고 3명이 다쳤습니다. 사망한 청소년은 인도 국적의 18세 로만치 마하잔으로 확인되었는데,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살리지 못했습니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마부가 승객들의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차에서 내린 사이, 도입된 지 6주밖에 안 된 말이 놀라 달리기 시작한 겁니다. 이후 마차는 공원 내 다른 마차와 스치며 중심을 잃고 완전히 넘어졌고, 탑승객들이 튕겨져 나오면서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마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짧은 순간이 비극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잇따르는 사고와 의문
이번 사고가 처음은 아니었다는 점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난 5월과 8월에도 각각 1명과 2명이 숨지는 등 유사한 마차 사고가 반복되어 왔습니다. 게다가 불과 지난주에도 마차를 끌던 말이 쓰러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사고 당시 마차를 운전하던 마부가 술에 취해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이는 확정된 사실은 아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안전 관리의 허술함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관광 명물이지만, 반복되는 인명 피해는 더 이상 운영 방식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보호와 관광 사이에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동물보호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반발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말의 노동 환경과 복지 문제를 비판해 온 이들은 150년 넘게 이어진 마차 관광의 운영 자체를 두고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면 센트럴파크 마차는 뉴욕을 대표하는 관광 체험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물이기도 합니다.
뉴욕 시 당국은 관광객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관련 규제와 안전 조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말이라는 동물의 특성상 돌발 상황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안전과 동물복지, 그리고 관광 상생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뉴욕 시가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