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사건이 드러낸 허술한 종결 관행
지난 5월 제주를 여행하던 장미란 씨가 숙소를 나선 뒤 104일 만에 인근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사건의 충격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는데요, 담당 부 경장이 실종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두 시간 반 만에 사건을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허위 종결로 인해 수색이 지연되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부 경장은 통화 기록이 전혀 없는데도 실종자와 통화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그의 휴대전화와 112 신고 녹음을 확인한 결과 전혀 연락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31만 건 실종사건 전수점검 나서
이번 파문으로 경찰의 실종 수사 시스템 전반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는 공식 사과와 함께 전국 실종사건 31만 건에 대한 전수 점검을 지시했는데요, 특히 비대면으로 종결된 사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비대면 종결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대면 확인을 의무화한 조치는 유의미한 변화입니다. 앞으로는 소재지 관할 경찰서가 직접 만나 안전을 확인해야 하며, 관리자 승인 절차도 새로 도입되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수사가 뒤늦게 시작되면서 112 신고 녹음 파일과 한림읍 일대 CCTV 118대 분량이 보존 기간 만료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증거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 경찰의 대응 역시 날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사망 원인과 경찰 개혁 과제
장 씨의 사망 원인을 두고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 다툼 흔적이나 외상이 없다며 범죄 가능성이 낮은 극단적 선택으로 보고 있지만, 이수정 교수와 표창원 소장 등 전문가들은 야자수 특성상 자살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 경장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가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 가운데 추가 허위 종결 의심 사례가 다수 포착되었고, 심지어 허위 종결 이후에도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이력이 드러나 경찰 내부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진상 규명과 함께 실종 업무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향후 전국 실종사건 점검 결과와 제주 지역 감찰 결과에 따라 경찰 개혁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