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이익을 지운 9개월
쿠팡Inc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6423억원을 냈습니다. 매출은 14조22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며 분기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245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고 당기순손실도 7151억원에 달했는데요.
적자 누적 속도가 문제입니다. 1분기 3545억원, 2분기 8350억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손실을 냈고 누적 영업적자는 1조8318억원입니다. 2021년의 역대 최대 연간 영업손실(1조7088억원)을 넘어선 규모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번 영업이익 합계 1조8987억원에 거의 맞먹습니다.
화재와 정보유출이 겹친 악재
적자의 상당 부분은 일회성 비용입니다. 지난 7월 인천 물류센터 화재로 약 3540억원을 3분기 실적에 반영했는데, 매출원가에 9500만달러, 판매관리비에 1억5300만달러가 각각 잡혔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대응 비용이 반영된 2분기에 이어 올해만 두 차례 큰 악재를 맞은 셈입니다.
일회성 비용을 걷어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3분기 조정 영업손실은 2882억원으로 2분기 2192억원보다 커졌고, 주력인 프로덕트 커머스의 조정 EBITDA는 5495억원으로 1년 만에 45% 줄었습니다. 마진율은 8.8%에서 4.6%로 반토막 났고 매출원가율은 74.3%로 3.7%포인트 올랐습니다.
배경에는 원가 부담이 있습니다. 7월부터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가전 업체들의 납품가 인상이 이어졌고 이탈 고객을 붙잡기 위한 할인과 프로모션 비용도 늘었습니다. 활성고객은 2520만명으로 50만명 늘었지만 증가율은 2%로 1년 전 10%에서 크게 둔화했습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와 끼워팔기 혐의로 최대 2100억원대 과징금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징금이 확정되면 연간 영업손실이 2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대만에 건 반등 카드
김범석 의장은 부진의 원인이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공급망 차질과 고정비 부담, 마케팅비 증가는 일시적 역풍이거나 회사가 선택한 단기 투자라며 내년 중반에는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이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봤습니다. 한국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복귀한 고객의 소비도 사고 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장 동력은 대만에서 찾고 있습니다. 대만 와우 회원 수는 1년 새 100% 이상 늘었고 새벽배송은 대만 인구 절반 이상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성장사업 매출은 15억8800만달러로 23% 늘었지만 배송망과 공급망 투자를 앞당기면서 연간 손실 전망치는 5000만1억달러 높아졌습니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1314% 늘고 조정 EBITDA 마진도 1.7~2.7%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