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쓰여질 증시 역사
스페이스X가 미국 증시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로 확정되었고, 5억 5560만 주를 발행해 총 75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입니다. 기업가치는 약 1조 7700억 달러로 평가되어 상장이 성공하면 미국 증시 시가총액 7위권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이번 IPO는 기존 사우디 아람코의 기록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JP모건 다이먼 회장이 전국 26개 주에서 2500명이 넘는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직접 투자 설명회를 연 걸 보면, 월가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화성 비전과 그림자
투자 열기가 뜨거운 건 스페이스X가 들고 있는 성장 스토리가 워낙 파격적이기 때문입니다. 재사용 로켓으로 발사 비용을 1만 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낮췄고,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은 수익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 화성 식민지와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미래 비전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시비도 거섭니다. 주가매출비율이 93배에 달해 S&P500 평균을 크게 벗어나고, 지난해 26억 달러 영업손실과 X, xAI 등 계열사의 적자는 불안 심리를 키웁니다. 머스크가 클래스B 주식으로 의결권 82%를 장악하는 지배구조 역시 뉴욕과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심지어 개인 투자자 배정을 30%까지 확대하고 주관사 수수료를 0.75% 미만으로 깎는 파격적인 조건도 등장했습니다.
국내 시장을 들썩이게 한 상장
이번 상장의 여파는 국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IPO에 직접 참여해 우주 테마 ETF와 펀드에 물량을 배분했습니다. 특히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는 편입 비중을 최대 25%까지 확대하며 스페이스X에 집중적으로 베팅하고 있습니다. 에코스타 같은 프록시 자산으로 변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도 함께 세웠죠.
국내 우주항공 밸류체인 기업들도 덩달아 강한 랠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스피어와 에이치브이엠 같은 소재·초합금 기업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쎄트렉아이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첫 거래는 단순히 한 기업의 상장을 넘어,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AI 기업들의 향후 상장 분위기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