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피해자 정보가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구글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의 영상물 삭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민감한 개인정보를 외부 기관에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이름과 나이,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 학교명까지 포함된 삭제 요청서가 미국 하버드 로스쿨 산하 연구기관의 프로젝트 사이트에 그대로 게시되었습니다. 이는 이미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다시 노출시키는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피해자들은 불법 촬영물을 지우기 위해 정부 지원기관을 통해 구글에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제출된 신상정보가 협업 연구기관 측 사이트로 넘어가면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는데요. 특히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피해자의 정보까지 함께 유출되어 국제적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정부, 법적 책임 추궁에 나섰습니다
사건이 알려지자 정부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8월 25일 사실을 인지한 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와 함께 긴급 차단 조치를 진행했습니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 10여 건과 관련 정보 200여 건을 차단했고, 9월 7일에야 해당 사이트의 관련 내용이 모두 삭제된 것을 최종 확인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지난 9월 7일 구글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위원회는 유출된 정보의 규모와 제공 기간, 그리고 인적 과실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정보 제공 관행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구글에게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으며, 단순한 재발 방지 약속으로 사안을 마무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구글의 해명과 남은 과제
구글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단순한 인적 실수이자 의도치 않은 노출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공식 사과와 함께 한국 내 삭제 요청 자료를 외부에 공유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는데요.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총 13일이 소요된 점은 대응 시스템에 허술함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더구나 일부 보도에 따르면 구글 고객센터 안내에는 이름과 요청 내용을 공유한다는 내용이 이미 명시되어 있어, 이번 유출이 우발적인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성폭력처벌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등을 면밀히 검토하며 구글의 위법 여부를 따지고 있고, 과거에도 유사한 유출이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피해자들의 안전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플랫폼의 무거운 책임 의식과 민감 정보 처리에 대한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