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별 통행, 국제 해운과 유가에 그림자 드리워

M뉴n한
43개의 관련 기사

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7일 오후 5:17

발행: 2026년 4월 6일 오전 8:46

요약 생성중...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호국 선박에만 통과를 허용하는 '선별 통행'을 본격화하며 국제 해운과 유가에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본·프랑스 선박은 일부 통과한 반면 한국 선박 26척은 여전히 대기 중이며, 선원 안전과 선사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란의 통행료 징수 움직임과 미국의 강경 대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각국은 대체 에너지 확보와 외교적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략적 통제에 내민 이란의 카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선별 통행' 방식을 본격화하면서 국제 해운 시장이 새로운 불안에 휩싸였습니다. 미국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리서치의 현장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약 15척의 선박이 이란의 사전 허가를 받고 해협을 통과하고 있는데요. 이는 위성 정보나 기존 추정치보다 높은 물동량이며, 선박들이 자동식별시스템(AIS)을 끄고 움직이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실제 통과량은 더 많을 것이라고 분석됩니다. 이란은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기보다 우호국을 골라 통과시키는 방식을 택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라크 유조선 '오션 선더'나 인도 행 LPG 운반선 등 특정 국가와 연결된 선박들이 허가 목록에 포함되면서, 이른바 '친이란 국가'에 대한 혜택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죠.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통행 통제를 넘어 이란이 페르시아만에 새로운 안보 질서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이 과거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적대국에 대해서는 단호히 문을 닫은 채,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한편 미국은 이런 움직임을 해적 행위로 규정하고 군사적 옵션까지 언급하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입니다.

한국 선박 26척, 여전히 갇힌 채

이란의 선별 통행 속에서도 한국 선박 26척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갇힌 채입니다. 2월 28일 이후 단 한 척도 빠져나오지 못했고, 선원 수는 실습생 귀국 등으로 136명으로 줄었지만, 미사일 위협 아래에서의 심리적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상선미쓰이 관련 선박이 세 차례나 해협을 통과하고, 프랑스 CMA CGM의 컨테이너선도 통과한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의 초조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통과한 일본과 프랑스 선박들이 오만이나 인도 선적이었고, 일본인 선원이 탑승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란의 '우호국' 기준이 실질적 관계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죠.

정부는 이란 측이 한국 선박의 통과를 명시적으로 막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다각적인 소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선박 통과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입니다. 선사들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는데, 급증한 보험료와 위험 지역 수당으로 인해 피해 규모가 14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추경 예산 편성을 계획 중이지만, 특히 선박 10척을 보유한 중소 해운사들은 접촉 창구 부족으로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가 충격과 국제 사회의 줄다리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량이 세계 전체의 약 2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의 통제는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JP모건은 해협이 완전히 폐쇄될 경우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현재 이미 4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8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입니다.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유가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전쟁 피해 복구 비용을 명분으로 한 '통행세'를 추진 중이며, 파키스탄과의 협상에서 선박 국적 세탁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법 원칙이 훼손될 우려도 제기되죠.

국제 사회의 대응은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란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을 추진하며 사태 진정을 촉구하는 한편, 아랍에미리트나 사우디아라비아 항구를 통한 대체 경로를 확보해 내년 초까지 원유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알제리 등에 특사를 파견해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 해결책은 이란과의 관계 설정과 국제 공조 속에서 찾아야 하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시트리니리서치는 4~6주 안에 운항이 전쟁 전 최대 50%까지 회복될 가능성을 전망하지만, 보고서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한 예측은 어려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