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아파트값, 반도체 머니에 2주 연속 폭등
경기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값이 주간 2.22%까지 치솟으며 5년 반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전용 84㎡ 매물은 한 달여 만에 3억 원 이상 뛰어 22억 원을 넘어섰는데요.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이후 반도체 종사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결과입니다.
동탄이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떠오른 데는 직주근접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셔틀버스 노선이 운행되면서 이른바 '셔세권'으로 불리는 동탄과 용인 수지·기흥, 수원 영통 등으로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동탄은 규제지역에서 제외돼 전세를 낀 갭투자가 가능하고 대출 여건도 수월해 투자 수요까지 몰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격 급등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하면서까지 계약을 취소하고 매물을 거두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는데요. 가격이 계약 체결 이후에도 계속 오르다 보니 집주인 입장에서는 위약금을 물더라도 재계약이 이익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과열 기류는 서울로도 이어져 매매·전세·월세가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규제 카드 꺼내나…실효성은 미지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정부는 동탄과 용인 기흥, 구리 등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하는 이른바 '삼중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최근 3개월간 동탄구 집값 상승률이 3.85%에 달해 규제 지정 요건을 훌씬 넘어선 상황입니다.
하지만 규제가 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해 10월 규제를 받은 과천은 상승폭이 줄었지만, 용인 수지나 안양 동안 등은 오히려 규제 이후 상승세가 가팔라졌습니다. 시장에서는 규제를 억제책이 아닌 정부가 해당 지역의 가치를 인정한 신호로 읽는 경향이 있어 인근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동탄구에 대한 핀셋 규제는 현행법상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광역지자체 단위로만 지정 가능해 국토교통부가 특정 구를 겨냥하기 어렵고, 결정권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에게 달려 있습니다. 다만 도정 인수 절차로 인해 정책 결정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집값 불씨 여전…금리와 세제가 향방 가를 듯
서울 아파트값도 7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평균 1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성북·구로·도봉 등 중저가 지역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꾸준한데요. 다주택자 매물이 소진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가격 하락 동력은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는 금리와 세제 개편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연준은 연말 금리 예측 중간값을 상향하며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국내 대출 금리와 환율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 발표될 세제 개편안의 내용에 따라 매수 심리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동탄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상승은 반도체 업황 개선과 비규제지역 프리미엄, 갭투자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입니다. 규제가 현실화된다면 단기적으로는 호가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공급 확대 없이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거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