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 관객과 함께 커진 논란
영화 '암살자(들)'이 추석 연휴 극장가를 장악했습니다. 1974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벌어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관객 15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형사와 신문사 기자들의 시선을 따라가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영화 속 설정입니다. 일부 장면이 박정희 전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정치권으로 번진 공방
국민의힘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재단은 영화가 박 전 대통령이 영부인 암살을 기획했다는 주장을 사실처럼 제시한다고 지적하며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는데요.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적 비극을 정치적 흥행 도구로 삼지 말라고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다른 각도에서 비판했습니다. 사전검열에는 반대하지만, 개봉 후 왜곡된 내용으로 이익을 챙기는 작품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겁니다. 그는 5·18이 북한 소행이라거나 세월호가 특정 정당 소행이라는 영화가 나왔다면 어땠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응을 문제 삼았습니다. 박성준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는 문세광을 두고 '공작 DNA'라는 표현까지 오가며 논쟁이 격화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관련 질의에 답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창작과 역사 사이
제작진은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삼되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극적 효과를 살린 창작물이라는 설명인데요. 특정 인물을 배후로 규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할 목적은 아니라는 겁니다.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에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제작진은 다양한 해석과 비판을 존중한다면서도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를 넘어선 정치적 목적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