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반발로 무산된 사과 회견
HL만도가 평택공장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과와 안전 대책을 내놓으려 했지만, 유족의 반발로 기자회견이 무산됐습니다. 회사는 9월 21일 판교 사옥에서 사과 회견을 예고했는데요. 회견 직전 유족과 중대재해 대책위원회가 회견장 입구를 막아섰습니다.
유족 측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려 한다며 항의했습니다. 사고 후 두 달이 넘도록 정식 대우를 받지 못했고, 62일째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조성현 부회장은 입구에서 대화를 나눈 뒤 회견장에 들어가지 않았고, 회사는 회견을 취소한 뒤 사과 영상과 서면 자료로 대책을 공개했습니다.
62일 만에 나온 안전 대책
사고는 7월 22일 평택공장에서 벌어졌습니다. 협력업체 소속 20대 노동자 고 김승모 씨가 고장 난 부품 가공 기계 내부를 점검하던 중, 김 씨가 안에 있는 걸 인지하지 못한 직원이 기계를 시운전하면서 상반신이 끼여 숨진 겁니다.
대책의 핵심은 외부 안전 전문기관과 함께하는 매년 전 사업장 전수진단입니다. 지적된 위험은 로드맵으로 관리하고 특별예산을 편성해 신속히 개선합니다. 긴급한 현장 개선은 예산 품의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조치한 뒤 보고하는 '선조치·후보고' 체계로 바뀝니다. 본사에는 안전보건실과 안전진단파트를 새로 만들고, 사업장 안전보건파트는 독립된 안전보건팀으로 격상했습니다. 인체감지 CCTV와 이동형 CCTV 도입, 노사 합동 세이프티 워크도 추진합니다.
남은 과제와 유족의 요구
대책이 나온 날 고용노동부의 감독 결과도 공개됐습니다. 노동부는 평택공장과 하청업체 4곳에서 138건의 산업안전 위반을 적발했는데요. 원청에서만 125건이 나왔고, 86건은 사법처리, 52건에는 약 2억 8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유족과 대책위는 이번 발표가 유족과 노조가 빠진 채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봅니다. 이들은 노사와 유족이 지정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 구성과 사고조사서 결과 공유, 불법 파견 실태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경영진이 직접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외부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유족이 납득할 만한 협의 절차가 빠진 만큼, 대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