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경고가 쌓인 현장
2026년 5월 26일,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이 무너져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습니다. 이 현장은 2019년 콘크리트 낙하를 시작으로 7년간 위험 신호를 보낸 곳입니다.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D등급을 받은 상태에서 철거가 진행되었는데, 절차 역시 심각하게 어긋나 있었습니다.
공사는 2025년 9월부터 시작됐지만 법정 승인은 2026년 2월에야 났습니다. 건설기술진흥법상 착공 전 승인이 필수인데, 발주처인 서울시와 시공사는 이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국토안전관리원이 2년 전 가설 지지대 보강을 권고했으나 이행되지 않은 점도 사고의 불씨를 키웠습니다.
12시간의 방치와 기록되지 않은 징후
사고 당일 새벽, 슬라브 절단 중 2.9cm 단차가 확인돼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이상 징후 발견부터 붕괴까지 약 12시간이 흘렀는데, 이 시간 현장이 어떤 판단 아래 방치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입니다. 현장에서 '뚝' 소리가 들렸다는 증언도 나왔는데, 정작 서울시 보고서에는 처짐만 기재되고 파단음은 빠져 있었습니다.
이 보고 누락이 단순 실수인지 고의적 축소인지는 이번 수사의 중요한 쟁점입니다. 시공사는 코레일에 이를 열차 운행에 지장 없는 '일상작업'으로 보고했고, 붕괴 직전까지 160여 대의 열차가 위험 구간 아래를 통과했습니다.
책임 공방과 남은 과제
사고 후 경찰은 시공사 안전관리자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서울시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역시 시공사 대표 등 5명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둔 압수수색 시점을 두고 선거 개입 논란이 일자,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순수한 수사 목적임을 강조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출신인 김민후 변호사는 이번 사고가 단순 산업재해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형사처벌 중심 대응을 넘어, 정치적 소란이 아닌 구체적인 행정적 진실을 밝히는 중립적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쟁이 아닌 사실관계와 제도적 개선입니다. 확보된 자료가 어떤 진실을 드러낼지, 이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무엇을 바꿀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