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위기: 발전소 폐쇄 후 여성 이탈과 청년 창업의 벽

한한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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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수정 · 2026년 5월 18일 오전 8:05

발행: 2026년 5월 18일 오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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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은 화력발전소 폐쇄 후 여성 인구가 급감하고, 청년 창업도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남성 중심 산업 구조 속에서 여성 일자리는 불안정하고, 발전소 여성 근로자들은 전환 정책에서 배제됐습니다.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다시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며, 정착 중심의 정책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충남 태안군이 직면한 위기는 단순한 지역 쇠퇴가 아닙니다. 석탄화력발전소가 문을 닫으면서 경제 기반이 흔들렸고, 가장 먼저 떠난 건 청년 여성들이었습니다. 안흥초등학교와 동문웨딩홀, 산부인과, 소아과 등 공공시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태안은 결혼과 출산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더 이상 머물기 어려운 곳이 되고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태안 고등학교 졸업생 8명 중 6명이 수도권으로 향했고, 여성 인구 비중은 36.4%에 그칩니다. 성비는 174.5로 크게 벌어졌는데요, 이는 남성 중심의 산업 구조가 여성의 발목을 잡은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떠나는 여성들, 남성 중심 경제의 그림자

발전소 폐쇄 전부터 태안의 일자리는 남성 위주로 짜여 있었습니다. 여성 고용률은 57.3%로 남성의 73.5%에 크게 못 미치고, 고용보험 가입 기간은 평균 1년 미만인 여성이 33.1%에 달합니다. 교사, 간호사, 보건·복지직이 남은 직업이지만 월 200만원대 급여에 정규직 자리는 포화 상태입니다. 은솔 씨와 은혜 씨는 서울과 대전에서 일하며 귀향을 시도했지만 결혼할 곳도, 아이를 키울 시설도 없다는 현실에 결국 다시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태안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건, 직업 선택도 삶의 선택도 좁다는 뜻입니다.

‘어머니들’의 일자리, 사라지다

발전소가 가동되던 시절, 현장에는 많은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위생·경비 업무를 맡아 하루 2시간 넘게 서서 석탄가루를 쓸고 걸레질했는데요, 헬멧과 분진마스크, 귀마개를 착용하고도 안전은 뒷전이었습니다. 출산 후 사무직으로 돌아갈 기회는 거의 없었고요. 2023년 12월 폐쇄 일정이 정해지자 50대 이상의 여성 근로자들은 계약 연장이 거부됐고, 발전소가 완전히 문을 닫은 지금은 재취업조차 막막합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정희 연구위원은 “전환 정책은 남성 중심으로 짜여 여성 노동자는 논의조차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강민정 연구위원은 “이중 소외”라고 표현했습니다. 공정한 노동 전환에서 여성이 빠졌다는 건, 정책의 사각지대가 그만큼 컸다는 뜻입니다.

청년 창업의 벽, 그리고 돌아서는 청년들

지역을 떠나지 않고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려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김은지 대표는 2023년 태안 유일의 독립서점 ‘이곡서점’을 열었고, 청년 농업인 이승묵 씨는 새우 양식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태안군 청년 통계를 보면 만 18~45세 청년 8명 중 1명(12.5%)이 사업자 등록을 했지만, 지원금은 홍보비와 임차비로 한정돼 장비 구매비는 빠져 있습니다. ‘마음심리상담발달센터’를 운영한 유정민 씨는 4년 지원이 끝나자 독립 공간을 구하지 못해 고민 중이고요.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3명 중 1명이 평균 1.6년 만에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갔습니다. 일회성 방문 정책이 아닌, 청년이 실제로 정착할 수 있는 세밀한 지원이 절실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