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를 사로잡은 AI 외교
이재명 대통령이 7월 24일부터 7박 11일 일정으로 미국과 남미 3개국, 독일을 순방했습니다. 이번 순방의 화룡점정은 단연 샌프란시스코에서 펼쳐진 AI 외교였는데요.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 젠슨 황, 오픈AI 샘 올트먼, 앤트로픽 다리오 아모데이, 브로드컴 혹 탄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을 잇달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AI 혁신 의지를 강조하며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까지 국내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한 AI 서밋에서는 단순한 업무협약을 넘어선 실질적인 투자 협력이 구체화됐습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공단은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 6개사와 MOU를 체결하며 K-스타트업의 해외 투자 유치 기반을 다졌죠.
남미가 열린 자원 외교의 새 장
미국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방문했습니다. 이번 남미 순방은 단순한 예방 외교를 넘어 핵심 광물과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였는데요. 브라질에서는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제조 및 인프라 협력을 논의했고, 칠레에서는 리튬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파트너십 강화에 집중했습니다.
아르헨티나 방문은 22년 만의 공식 방문으로, 밀레이 대통령과 셰일가스 및 인프라 시장 개척을 논의했습니다. 정부는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와 칠레 FTA 현대화를 병행하며, 우리 기업의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희토류, 구리, 리튬 등 핵심 광물과 식량 수입원 다변화라는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가 담겼습니다.
AI 4강 도약을 위한 숙제는 남았다
이번 순방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 상황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합니다. 일본은 2040년까지 370조 엔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대만 TSMC는 올해 9개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습니다. 중국 CXMT 역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메모리 시장 공략에 나섰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AI 4강으로 진입하려면 외교적 성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3대 메가 특구 특별법 제정과 노란봉투법 보완 등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신속히 해소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당정은 계열사 간 수평 출자 허용과 주 52시간제 특례 도입을 담은 특별법을 발표할 예정인데, 여야는 이를 정쟁화하지 말고 신속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순방에서 들어온 약속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