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흥아해운
1961년 부산에서 문을 연 흥아해운이 40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1986년 서울로 본사를 옮긴 후 수도권에서 반세기 가까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최근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부산 이전을 공식 확정했습니다. 올해 말까지 이전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친환경 대형선 중심의 글로벌 특수선 해운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본사 이동을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흥아해운은 선박 금융과 해양 인프라 측면에서 부산이 서울보다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고, 이를 바탕으로 영업과 운항, 선박 관리 기능을 하나로 묶는 통합 경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환구 대표이사는 동남권에 집중된 해양 금융 여건이 선박 조달과 운영 자금 확보에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는 부산이 단순한 항구를 넘어 해양 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해양수도를 꿈꾸는 부산의 구도
흥아해운의 부산행은 정부의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 정책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이미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을 마쳤고, 2028년에는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이 개원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동남권투자공사 설립까지 추진되면서 행정과 사법, 금융 기능이 한곳에 모이는 해양 클러스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데요.
사실 흥아해운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HMM,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에 이어 네 번째로 부산을 선택한 것인데, 부산시가 기업 유치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결과이기도 합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장금상선 본사를 직접 찾아 정태순 회장을 만나 부산 이전을 요청했으며, 입지 및 시설 투자 보조금 등 과감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쌓여 해운기업들의 연쇄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남은 과제와 실질적 이전의 의미
물론 본사 이전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의 경우 주소지 이전은 마쳤지만, 공간 협소 문제로 인해 실제 인력 대부분이 서울에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2027년 5월 여의도 파크원 사옥 계약 만료 시점이 되어야 실질적인 이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처럼 본사 명목상의 이동을 넘어 실제 업무와 인력이 자리 잡는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당연히 부산시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부산 해양수도 이전 기관 지원 특별법이 제정된 만큼, 앞으로는 임직원들의 정주 여건 개선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흥아해운의 복귀가 진정한 해양수도 건설의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명목상 집적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실질적 지원과 기업들의 행보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