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권한 밖이라는 판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가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두 사람은 2023년 9월 국가안보실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파견 장교 임용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재판부는 이 사건이 내란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권한 없는 공소제기라고 판단했습니다.
공소기각은 유무죄를 따지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입니다. 특검은 지난 7월 결심공판에서 윤 전 비서관에게 징역 5년, 임 의원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이번 판결로 기소 자체가 효력을 잃게 됐습니다.
무인기 사건과 무엇이 달랐나
핵심 쟁점은 인사 개입 의혹이 평양 무인기 사건과 관련이 있느냐였습니다. 특검은 무인기 작전을 수사하던 중 인사 개입 정황을 포착했다며 두 사건을 관련 사건으로 묶어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두 사건의 범행 주체와 시기, 목적, 수단이 모두 다르다고 봤습니다. 무인기 사건은 비상계엄 선포를 유도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반면, 인사 개입은 특정 인사를 원하는 자리에 배치하려는 성격이라는 겁니다. 시점도 13개월가량 차이가 납니다. 특검이 무인기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근거로 수사 범위를 넓힌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특검 수사 범위가 무제한으로 확대되면 적법절차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적법한 수사기관이 절차를 거쳐 다시 기소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지는 특검 수사 범위 다툼
이번 판결은 같은 법원 형사33부가 지난 6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 데 이은 세 번째 사례입니다. 내란특검의 수사 범위를 두고 법원이 연이어 제동을 걸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윤 전 비서관은 별개로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비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예산을 불법 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사 개입 사건의 유무죄 판단은 이뤄지지 않은 만큼, 향후 재기소 여부가 관심사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