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 공백에 몰린 사우디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과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심각한 방공 공백에 빠졌습니다. 후티가 쏟아내는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패트리엇 등 요격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겁니다. 사우디는 영국과 프랑스, 이집트, 파키스탄 등에 방공 자산 지원을 호소했지만 뚜렷한 응답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사우디가 중국제 탄도미사일을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한 정황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예멘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에 'DF-15A' 표기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는데요. 사거리 약 965㎞의 이 미사일은 사우디 영토에서 예멘은 물론 이란 남부 해안까지 닿는 무기입니다.
후티는 왜 이렇게 강해졌나
후티 반군은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한 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7년 공습을 버텨냈습니다. 2022년 휴전 이후에는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군사 역량을 내실 있게 키웠죠. 드론과 탄도미사일 제조 기술을 전수받아 부족 반군에서 십수만 명 규모의 정규군급 조직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에는 사우디의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까지 공개했습니다. 고성능 전투기 격추에는 패트리엇급 대공미사일 능력이 필요한 만큼, 후티의 역량이 더는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수장 압둘 말리크 알후티는 철저한 신비주의 전략으로 대면 접촉을 피하면서도 홍해 연안의 모카항과 페림섬을 장악하며 위상을 정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미국은 왜 손을 뗐나
사우디의 최대 우방인 미국도 지원 여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의 직접 요청을 두 차례나 거절했습니다. 6개월 넘게 이어진 미·이란 전쟁으로 중동 내 미군 기지 수백 곳이 파괴되고 탄약 재고도 크게 줄어든 탓입니다.
대신 미국은 오만 중재로 후티 대표단과 회동하며 바브엘만데브 해협 개방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예멘 내전에 직접 휘말리지 않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죠. 분쟁의 파장은 에너지 시장으로 번졌습니다. 후티가 홍해 수출로를 차단하고 동서 송유관까지 공격받으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오만 앞바다에서 원유를 재선적하는 비상 체계를 가동했고, 우회 공급 소식에 유가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다만 DF-15A가 이란 남부를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가 사우디와 이란의 직접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