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공백 219일, 갈등의 진앙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두고 "위헌"이라고 규정하면서 정치권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는 헌법 제104조 제2항을 근거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과 국회의 간섭을 받지 않는 전속적 권한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재제청 절차는 이미 끝났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갈등의 출발점은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자리입니다. 이 자리는 219일째 비어 있어 역대 최장 공백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법관 한 명이 빠지면 나머지 판사들이 12명 몫을 나눠 맡아야 해서 재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퇴 요구와 '집단 린치' 공방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 압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민석 대표는 "재제청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면 그만두는 것이 낫다"고 직격했고, 일부 의원들은 탄핵 검토까지 꺼냈습니다. 다만 당 지도부는 탄핵 카드를 공식화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여당의 공세를 "집단 린치"라고 비판합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대법원장을 압박하는 행위가 삼권분립을 훼손한다며 대통령과 민주당을 "위헌 공동체"로 규정했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온갖 잡귀가 달려들어 물어뜯는다"며 거들었습니다.
헌재로 향한 해석 다툼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세 가지 헌법 해석을 내놨습니다. 대통령은 제청 과정에 관여할 수 없고, 추천위원회 명단 밖 후보도 제청할 수 있으며, 재제청을 요구하려면 구체적 사유를 문서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정면 반박 대신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존중해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제청대로 임명하면 임명권이 있는 것이냐"며 제청권과 임명권의 관계를 문제 삼았습니다. 국민의힘 의원 109명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만큼, 최종 판단은 헌법재판소에서 나올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