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한의원·치과로 대량 유입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한의원과 치과의원에 대량 공급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의원에 공급된 물량이 지난해 전체 공급량의 10배를 넘어섰는데요. 불과 7개월 만에 이뤄진 폭증이라 의료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의사는 전문의약품을 처방할 수 없고,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도 치과 진료와 구강보건에 한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기관에 비만치료제가 대량으로 흘러 들어간 겁니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의약품 공급은 끝이 아니라 확인의 출발점”이라며 공급 이후 실제 처방과 사용 경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식약처의 모호한 답변
오유경 식약처장은 국감에서 한의사와 치과의사의 비만치료제 처방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습니다. 한의사 처방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보겠다”고 답했고, 치과의사에 대해서는 “경우에 따라 가능할 수 있다”며 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에 최 의원은 “법령 위반 상황을 점검해야 하며, 식약처장의 모호한 인식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식약처는 올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유통 실태를 점검해 6곳에서 부적합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의원 공급 내역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에 확인해 보겠다”는 답변에 그쳐 즉각적인 해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또한 비만치료제 셀프 처방 신청이 68만 건에 달한다는 점도 함께 드러나면서 플랫폼 관리의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남은 과제와 전망
이번 논란은 비만치료제의 공급과 처방을 둘러싼 규제 공백을 보여줍니다. 한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명확히 하고, 공급 이후의 처방 경로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공급 내역을 확인하고, 지자체와 진행 중인 기획점검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관계 부처 간 협력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환자 접근성을 보장하면서도 안전한 사용을 담보할 수 있는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