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일자리 경쟁의 시작
한국 노동 시장이 삼중고에 직면했습니다. AI 기술의 빠른 확산, 초고령화 사회 진입, 그리고 정년 연장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청년들과 기성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당과 양대 노총이 연내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통계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법정 정년이 60세로 상향된 이후 고령 근로자 1명이 증가할 때마다 청년 근로자가 0.4~1.5명 감소했으며, 특히 대기업에서 이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실제 데이터로 입증된 현상입니다.
노사 간 팽팽한 입장 차이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정년 연장 입법을 촉구하며 국정과제 이행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경영계는 정년 이후 선별적 재고용을 주장하며 기업의 선택권 보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 논의에 더해 AI 기술의 발전도 청년 일자리에 새로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청년 일자리가 21만 1000개 감소했는데, 이 중 20만 8000개가 AI 노출 업종에서 발생했습니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같은 기간 20만 9000개 증가했고, 이 중 14만 6000개가 AI 노출 업종이었습니다.
해법을 찾는 노력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논의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노동 시장의 이중 구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13.0%에 불과해 정년 연장의 혜택이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20대 생산가능인구 대비 '쉬었음' 인구 비중이 2005년 3.6%에서 올해 7.2%로 급증한 것은 이미 청년 노동 시장의 위험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안정한 고용 환경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2차 노동 시장으로 밀리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면 일률적인 법정 정년 연장보다는 노사 합의를 통한 정년 연장, 정년 폐지, 퇴직 후 재고용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 권고안처럼 의무 재고용을 근간으로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정년 연장 논의는 직무급제 도입, 노동 시장 유연성 확보 등 노동 개혁과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치권의 역할은 과도한 공포 마케팅을 경계하고 노사 간의 절충점을 찾는 데 있습니다. 모든 세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