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치맥 회동과 26만개 GPU, 한국 AI의 기회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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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5일 오전 11:48

발행: 2025년 11월 4일 오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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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한국 방문은 치맥 회동으로 시작된 문화 현상에서 26만개 GPU 공급이라는 산업 협력으로 이어졌다. 피지컬 AI 시대를 앞두고 한국의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엔비디아의 전략적 선택이지만, 인재 유출과 인프라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한국 AI의 미래는 하드웨어 확보 이상의 종합적 전략에 달려 있다.

총수들이 선택한 치킨집의 변신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문화적 현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열린 이 회동 이후, 해당 매장은 하루아침에 '성지'로 떠올랐는데요. 방문객들이 세 총수가 앉았던 테이블에 모여들면서 매장은 이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는 조치까지 내렸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기술 리더와 한국 기업들의 협력 관계가 대중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피지컬 AI 시대의 한국 선택

젠슨 황 CEO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엔비디아 크리스 펜로즈 부사장이 강조했듯, 앞으로는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도래할 텐데, 한국은 소프트웨어와 제조업 경쟁력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소프트웨어는 강하지만 제조 기반이 약화되었고,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투자에 제약이 따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26만 개의 GPU 공급은 한국을 피지컬 AI의 테스트베드로 선택한 엔비디아의 전략적 판단이었습니다.

이번 GPU 공급으로 한국은 세계 3~4위 수준의 AI 인프라 보유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은 이를 '시드 인프라'로 평가하며 AI 전환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실이 된 마케팅의 힘

젠슨 황 CEO의 깐부치킨 방문은 예상치 못한 마케팅 효과를 낳았습니다. 경쟁사인 BBQ는 이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는 SNS 게시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젠슨 황이 안 오는데, 월요일 회의 들어갈 생각하니 벌써 힘들다"는 위트 있는 포스팅은 15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었죠.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대응 전략이 얼마나 빠르고 유연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깐부치킨 본점은 주문 폭주로 임시 휴업해야 할 정도였고, 여러 매장에서 재고 부족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K치킨 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BBQ를 비롯한 국내 치킨 브랜드들의 해외 시장 공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넘어야 할 높은 산들

그러나 GPU 확보만으로 AI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은행 설문에 따르면 석박사급 이공계 인력의 43%가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 중이며, 2030세대는 70%에 달할 정도로 인재 유출 우려가 큽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인재 영입에 나서는 상황에서, GPU가 제대로 활용될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고철'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문제, 원전 1기에 해당하는 전력 수요, 막대한 투자 비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죠.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블랙웰 수출 제한 발언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석학 지원제도와 청년 연구자 안정 지원책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처우 개선과 연구 환경 조성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교차로에 선 한국 AI의 미래

현재 한국 AI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와 기술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고, 젠슨 황 CEO가 APEC CEO 서밋에서 깐부치킨을 언급하며 K치킨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것은 분명한 기회입니다. 하지만 AI 경쟁은 결국 '사람의 싸움'이며,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 이상의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SK텔레콤의 GPUaaS 플랫폼과 AI CIC 조직 운영처럼 글로벌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한국이 진정한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인재, 생태계의 균형 있는 발전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