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이 4년째 접어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막대한 전비 지출과 향후 10년간 840조 원에 달할 재건 비용이라는 엄청난 짐을 지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지원은 내부 갈등과 이해관계로 인해 쉽사리 모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의 경제적 충격은 이미 한 국가의 체력을 넘어서고 있고, 그 지원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균열은 평화를 더욱 멀게 만들고 있죠.
경제적 붕괴와 지원의 난항
우크라이나는 현재 하루에만 약 2400억 원의 전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GDP의 30% 이상을 군사 예산에 투입하는 극단적인 재정 운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은 서방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없으면 경제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지원이 순조롭지 않다는 점입니다. EU가 900억 유로 규모의 대출 지원을 약속했지만, 헝가리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무산된 상태입니다. 헝가리는 러시아산 원유를 운반하는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는데, 이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오르반 총리의 정치적 계산으로도 풀이됩니다. 이처럼 지원은 긴요하지만, 국제정치의 복잡한 퍼즐 속에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친 전선과 깊어지는 사회 균열
군사적으로도 전쟁은 소모전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GDP의 7.3%에 달하는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며 전쟁 지속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소규모 반격으로 저항을 이어가고 있지만, 누적 전사자 수는 양측 합쳐 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그 대가가 너무나 큽니다. 이러한 장기화는 우크라이나 사회 내부에 깊은 균열을 만들고 있습니다. 전선에서 싸우는 군인들과 약 2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징집 회피자들 사이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죠. 한 드론 조종사는 "왜 내가 여기 있고, 그들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시달린다고 말합니다. 전쟁의 무게가 고르게 분배되지 않으면서,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와 연대가 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평화의 조건
전쟁이 남긴 가장 깊은 상처는 사람들의 삶에 있습니다. EU 인권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성 4명 중 1명은 전쟁 기간 동안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을 경험했습니다. 많은 피해자가 정신 건강 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리비우에서는 전쟁 4주년을 맞아 ‘기억의 광선’으로 희생자를 추모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형편없는 배우’라며 비난하는 한편, 러시아가 미국 대선 등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경계했습니다. 한편, 러시아의 지노비예프 주한 대사는 한국식 정전 모델은 용납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인구의 권리 보장과 크림반도 등의 국민투표 결과 존중을 평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유엔총회의 휴전 결의는 법적 구속력 없이 정치적 메시지에 그쳤고, 미국과 중국은 기권을 선택했습니다. 전쟁을 끝내는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해 보입니다. 경제적 피폐화, 사회적 분열, 그리고 수많은 개인의 비극적 경험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우크라이나를 오랫동안 괴롭힐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지원과 연대는 이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재건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그 연대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딜레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