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에도 찾아온 차별 요금
내년 1월부터 미국 국립공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장료 부담이 크게 늘어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립공원 연간 이용권 가격을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기존 80달러(약 11만원)로 유지하는 반면, 비거주 외국인에게는 250달러(약 36만원)로 3배 이상 인상하는 새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관광 분야까지 확장된 첫 번째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요 명소별 추가 요금 부과
특히 방문객이 가장 많은 11개 국립공원에서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집니다. 그랜드캐니언, 옐로스톤, 요세미티를 비롯한 인기 명소에서는 연간 이용권을 구매하지 않은 비거주자가 기본 입장료 외에 1인당 100달러(약 15만원)의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4인 가족이 그랜드캐니언을 방문할 경우, 기존 35달러에서 435달러로 비용이 12배 이상 뛰게 되는 셈입니다.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항상 미국 가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추가 입장료 수입은 국립공원의 관리와 유지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공휴일 무료 입장 혜택도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게만 적용될 예정입니다.
관광업계의 우려와 정부의 입장
이번 정책 변경으로 미국 관광업계는 큰 타격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아웃도어 전문 매체 백패커는 이미 2025년 미국의 국제 방문객이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입장료 인상으로 관광객 감소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그랜드캐니언과 옐로스톤 등에서 방문객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립공원 시스템의 재정 안정화를 위한 필요조치라고 강조합니다. 미국 국립공원 시스템은 433개 지역, 약 344만㎢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을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해만 331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기록했습니다. 정부 측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공원 유지 및 개선에 공정한 기여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향후 전망과 파장
이번 국립공원 입장료 인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정책 기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9월말부터 한국을 포함한 41개국 국민의 무비자 전자여행허가제(ESTA) 수수료를 21달러에서 40달러로 인상한 데 이어, 이번 조치로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전체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됐습니다. 미국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재정 수입을 늘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관광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앞으로 주목할 점은 이번 정책이 다른 국가들의 보복적 조치로 이어질지 여부입니다. 현재까지는 주요 관광 대국들에서 공식적인 항의나 대응 조치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국립공원을 주요 관광 코스로 포함하는 여행사들에서는 이미 상품 구성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