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시대, 연금도 변화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했습니다. 2026년 5월 28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된 내용인데요.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민연금의 실제 국내주식 비중은 24.5%를 넘어섰습니다.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 리밸런싱을 하려면 약 155조~177조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량 매도는 증시에 큰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건복지부와 기금운용본부는 고심이 깊었습니다. 정은경 장관은 “금융시장 영향과 장기 수익성·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결국 목표 비중 자체를 현실에 맞게 올리고, 허용 범위도 일시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리밸런싱 유예는 다음 달 말까지로, 그 사이 새로운 목표 비중이 적용됩니다.
매도 압력 해소 vs '연금 관치' 우려
이번 결정에 대해 시장에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대규모 매물 부담이 사라지면서 코스피에 긍정적 신호가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한국 증시가 구조적으로 재평가된 만큼 비중 상향은 중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정희용 의원은 “표심 잡기용 증시 부양 시도”라며 정부가 연금을 동원해 시장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는데요. '연금 관치' 논란은 이전부터 제기된 민감한 이슈로, 장기 운용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옵니다. 실제로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장기 수익률 안정성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장기 수익성과 신뢰의 갈림길
국민연금은 이번 결정을 내년부터 5년간 적용될 중기자산배분안의 일부로 포함시켰습니다. 해외주식 34.7%, 국내채권 23.1%, 해외채권 7.4%, 대체투자 14.0% 등 자산군별 목표도 함께 제시했는데요. 정은경 장관은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대국민 신뢰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기금을 운용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 같은 자산배분이 실제로 기금 수익률을 높이면서도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주요국 국채금리 급등 등 대외 변수가 여전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원칙과 유연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