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사라진 3톤의 감귤
제주 봉개동의 한 감귤밭에서 수확을 앞둔 감귤 3톤이 하룻밤 사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5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는데요, 그는 '밭떼기' 거래로 오인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밭떼기란 포전매매를 말하는 것으로, 밭에 달린 작물을 한꺼번에 사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A씨가 실제로 계약한 밭은 피해 농장과 규모가 현저히 달랐고, 심지어 덜 익은 감귤까지 수확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연이 아닙니다. 최근 4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농산물 절도 사건은 총 118건에 달하는데요, 이 중 감귤류가 49건으로 41.5%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감귤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농가 피해가 더욱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검거율 34.5%...농촌 치안의 현실
농산물 절도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낮은 검거율입니다. 2022년 60.9%였던 검거율이 2024년에는 34.5%로 급락했는데요, 이는 3건 중 2건은 범인이 잡히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감귤밭 대부분이 인적이 드문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고, CCTV 설치도 미비하기 때문입니다.
절도 방식도 다양합니다. 주로 '들걷이'라고 불리는 밭에서 직접 농산물을 훔쳐가는 방식과, 저장고를 터는 '곳간 털이' 방식으로 나뉘는데요, 범인들이 작업 인력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넓은 농경지 전체를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민관합동으로 맞서는 '감귤지킴이'
이런 가운데 제주 경찰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고 있습니다. 서귀포경찰서 남원파출소는 지난 11월 25일 '감귤지킴이 특별방범 발대식'을 개최했는데요, 농협, 자율방범대 등 10개 단체가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내년 1월 16일까지 과수원 밀집 지역과 농로를 중심으로 합동 순찰에 나섭니다.
남원읍은 제주 감귤 생산의 핵심 지역으로, 이번 특별방범활동은 농민들의 재산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응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재호 범죄예방대응과장은 "민관 협력을 통해 농산물 절도 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예방이 최선의 방어다
경찰은 내년 3월까지 농산물 절도 방지 대책 기간을 운영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주요 농경지 주변 CCTV 점검을 강화하고, 순찰 활동을 확대하는 한편 주민들에게도 적극적인 예방 수칙을 알리고 있습니다. 농민들에게는 수확한 농산물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고, 수상한 차량이나 사람 발견 시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량 번호를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용의자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아직도 많은 농가에서 기본적인 보안 장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제주도의 특수한 지리적 조건과 농업 환경을 고려할 때, 단순한 단속보다는 예방에 중점을 둔 종합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