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행진에 그친 그림자
한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가운데, 갑작스러운 하락세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17일 3,794.87까지 치솟으며 3,800선 돌파를 눈앞에 두었지만, 애프터마켓에서 2% 가까이 급락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는데요. 이번 주 5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기록하던 증시가 주말을 앞두고 낙폭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9만9,100원까지 오르며 '10만 전자'를 눈앞에 두는 등 반도체주의 강세가 이어졌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원 이상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지만, 애프터마켓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 3%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죠.
마이크론 철수가 불러온 파장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중국 내 서버칩 공급 사업 철수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기반시설에서 마이크론 칩 사용을 금지한 결과인데요, 이로 인해 미중 무역 갈등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철수가 단기적인 수혜보다 장기적인 불확실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미국 정치권의 제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삼성과 SK가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어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죠.
이차전지주 '쑥대밭' 변한 이유
이번 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던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6% 가량, 에코프로머티는 7% 가량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는데요, 단기적으로 50% 가까이 급등했던 만큼 조정 압박도 컸습니다. 로봇주를 비롯한 다른 테마주들도 함께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 전체의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 증시 선물의 하락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스닥100 선물은 1.34% 하락했으며,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프리마켓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글로벌 차원의 연관성을 확인시켜 줬죠. 미국 지역은행의 신용 위험 우려가 지속되면서 금융주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 불안과 투자 심리 위축
미국 지역은행 부실 문제는 계속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날 뉴욕증시 하락의 배경이 된 이 요인은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4,3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한미 무역 협상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등 관세 민감주들의 상승세가 둔화되었고, 조선주도 약세를 보이며 추가적인 호재 부재 시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구윤철 부총리가 미국 측에 한국의 우려사항을 전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월요일 시장 전망은?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애프터마켓 하락이 단순한 조정인지, 본격적인 하락의 시작인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던 코스피가 3,800선을 눈앞에 두고 주춤한 모습에 "월요일이 두렵다"는 투자자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투자 심리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데요, 향후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와 미국 금융시장 안정화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