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원대까지 내려온 원화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1,323.1원에 마감하며 2년여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장중 1,321원대까지 내려가 연저점을 다시 썼습니다. 7월 초 1,555.8원과 비교하면 석 달여 만에 230원 넘게 떨어진 셈입니다. 반도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환율 상단을 누르는 핵심 요인으로 꼽힙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1.0% 성장해 시장 예상 0.8%를 웃돌았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뒷받침했습니다. 다만 민간소비는 0.2% 줄어 내수 회복세는 약한 편입니다.
수출 호조와 달러 강세의 줄다리기
원화 강세의 바탕에는 수출 호조가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확보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네고 물량이 유입됐고,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서 40조 원 규모를 순매도한 상황에서도 환율은 아래쪽을 향했습니다. 국제결제은행 기준 원화의 명목실효환율은 94.83으로 장기 평균 101을 밑돌아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반대 방향의 힘도 만만치 않습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 시장의 달러·원 1개월물은 1,324.90원으로 전일보다 2.85원 올랐고, 달러인덱스는 102.00을 기록했습니다.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와 내국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이 환율 하단을 받치고 있습니다. 중동에서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파키스탄 당국자 회동으로 긴장 완화 기대가 커지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101.76달러로 내렸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과 향후 행보가 달러 방향을 가를 변수입니다.
업종별 희비와 향후 변수
환율 하락의 온도차는 업종마다 뚜렷합니다. 항공사는 항공유와 리스료 등 달러 비용이 줄어 수혜를 보고, 정유와 식품, 은행도 수입 원가와 외화환산손익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반면 자동차와 반도체, 조선 등 수출기업은 달러 매출을 원화로 바꿀 때 금액이 줄어 부담이 커집니다. 현대차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 원가량 변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환율 변동 폭이 커지면서 중소 수출기업의 환헤지 지원 필요성도 다시 부각됩니다.
시장의 전망은 엇갈립니다. 일부에서는 내년 상반기 1,200원대 진입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원화가 이미 상당 폭 회복한 만큼 추가 하락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1,300원대 중반이 펀더멘털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 미국 금리와 유가 흐름, 외국인 자금 이동이 앞으로의 방향을 좌우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