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를 덮은 시뻘건 불길
지난 27일 밤 10시 40분쯤, 인천 옹진군 자월도 북쪽 약 7.4km 해상에서 시뻘건 불기둥이 치솟았습니다. 인천을 출발해 울산으로 향하던 7,333톤급 국적 석유제품 운반선 DL 앰버호의 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겁니다. 당시 이 배에는 한국인 11명과 외국인 7명 등 총 18명의 선원이 탑승하고 있었는데요. 기관실에서 시작된 불길은 순식간에 선박 전체를 위협하는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5시간 사투 끝에 잡힌 불길
화재 소식에 인천해양경찰서는 즉시 구조본부를 가동했습니다. 경비함정 24척과 항공기 1대, 유관기관 선박 3척을 현장으로 급파해 진화와 구조 작업을 벌였는데요. 불길 속에서 기관실에 있던 60대와 20대 한국인 남성 선원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이들은 영흥도 진두항으로 긴급 이송되었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다행히 해경의 신속한 대응으로 나머지 승선원 16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되었고, 큰 부상 없이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이번 사고 선박에는 벙커C유 1만 2,000킬로리터 이상이 실려 있어 한순간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불이 석유 저장 공간으로 번지지 않은 덕분에 대형 폭발이나 유출 사고는 막을 수 있었는데요. 석유 유출 없이 화재가 마무리된 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경은 화재 발생 약 5시간 20분 만인 28일 새벽 4시경 불을 완전히 껐으며, 현재 승선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발화 지점과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선사와 협의해 선박을 안전한 곳으로 예인한 뒤 적재 화물을 처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