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145m 초고층 논란, 세계유산 위기에 직면하다

vSK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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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1일 오전 9:23

발행: 2025년 11월 19일 오후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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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앞 세운4구역에 141.9m 고층 건물 건설을 추진하는 서울시와 문화재 훼손을 우려하는 정부·시민단체 간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 영향평가 실시와 사업 중단을 권고했으며, 영국 리버풀과 독일 드레스덴의 세계유산 등록 철회 사례가 경고하고 있습니다. 9천여 명의 시민 연서명과 문화유산위원회의 강력한 우려에도 서울시는 개발 계획을 고수하며 논란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의 경고와 시민의 목소리

서울 종묘 앞에 140m가 넘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면 세계문화유산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이미 국가유산청을 통해 세운4구역 개발 사업의 중단과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공식 권고한 상태입니다. 이에 9천여 명의 시민과 35개 단체가 반대 연서명을 제출하는 등 논란은 점차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문화유산위원회는 8개 분과 위원장이 공동으로 나서 "서울시의 일방적인 고도 상향 추진은 2018년의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위원회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개발 논쟁을 넘어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 정책의 근본을 묻는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종묘는 1394년 조선 왕조의 천도와 함께 건립된 이후 630년간 왕실의 제례 공간으로 자리해왔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일제강점기부터 수난을 겪기 시작했는데요, 유흥가와 집창촌으로 변모했다가 2004년 이명박 시장 시절 재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본격적인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서울시는 현재의 계획이 구도심 녹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종묘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종묘가 돋보일 기회가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반면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오 시장의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을 AI로 분석한 결과 반대 의견이 53.3%로 찬성 37.8%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세계적 사례가 주는 경고

유네스코가 세계유산 등록을 철회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단 두 건뿐입니다. 2004년 함께 등재된 영국 리버풀 항만 지역과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인데요, 리버풀은 도심에 대형 축구장이 건설되며, 드레스덴은 4차선 다리 건설이 강행되면서 각각 등록이 취소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리버풀의 경우 축구장과 유산 지역 사이 거리가 상당히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등록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종묘에서 불과 170m 떨어진 곳에 141.9m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면 훼손 우려는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유네스코는 리버풀에 8차례, 드레스덴에 3차례 경고를 보낸 후 최종적으로 등록을 철회했는데, 한국은 이제 첫 경고를 받은 상황입니다.

건축과 도시계획의 균형

일부 전문가들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빅벤, 밀뱅크 타워가 조화를 이루는 사례를 들며 과거와 현재의 공존 가능성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건축가 김대균은 "재개발은 단순히 낡은 공간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장소의 혼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합니다.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종묘를 신성화할 필요는 없지만, 돈을 벌기 위한 고층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37m 이상 건물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용적률을 높여 토지 이용 효율성을 높인 사례가 참고가 될 수 있는데요, 서울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용적률 거래제'를 통해 건물 높이를 제한하면서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찾아야 할 해결책

현재의 논란은 단순히 건물 높이 문제를 넘어 도시 발전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녹지 확보와 도시 재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유네스코와 문화재 전문가들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통해 보존과 개발의 균형점을 찾을 것을 촉구합니다.

시민단체 측은 "건설업자만 이득을 보는 초고층 빌딩 계획을 중단하고, 청계천·을지로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지키는 도시 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서울시는 영향평가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며 개발 계획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갈등이 정치적 대립으로 번지지 않고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 발전의 조화를 위한 성숙한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