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속에서 내린 출국 권고
주이란 한국대사관이 현지에 체류 중인 국민들에게 가용한 항공편이 있을 때 서둘러 출국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최근 몇 주 사이에 급격히 높아지면서, 민간 항공편 운항이 갑자기 중단될 가능성까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이란 전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3단계인 '출국권고'를 발령한 상태인데요, 대사관의 추가 안내는 상황이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제한적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직접 밝히면서, 한반도에서 먼 중동의 위기가 한국인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다가온 겁니다.
이란 정부는 일단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오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미국과의 회담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죠. 하지만 미국 측의 발표와 움직임은 그보다 훨씬 강경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을 통해 이란의 핵 협상 태도를 바꾸거나, 극단적으로는 정권 교체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는 분석이 외신을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미국 안에서도 첨예하게 맞선 두 목소리
이런 위기 국면에서도 미국 행정부 내부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공격이 미군에게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의 판단은 이스라엘 방어와 우크라이나 지원에 고성능 무기가 대량 투입되면서 무기 비축량이 부족해졌다는 현실적 근거에 기반한 것입니다. 즉, 군사 전문가의 관점에서는 충분한 준비 없이 전면적인 충돌로 나아가는 것이 큰 부담이라는 거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경고를 단호히 일축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케인 의장의 발언이 '가짜뉴스'라며, 최종 결정권은 오직 대통령인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케인 의장이 이란과의 교전 시 승리를 믿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이 비필수 인원과 가족들의 철수를 명령한 조치와 맞물려 공격 임박론에 더욱 힘을 실어줬습니다. 레바논에는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가 활동 중이어서, 보복 공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든 것이 걸린 제네바 핵협상의 향방
현재의 고조된 긴장을 해결하거나 혹은 폭발시킬 열쇠는 결국 대화에 달려 있습니다. 오는 26일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과 이란의 3차 핵협상이 바로 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스티브 윗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의 판단이 협상 테이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핵심 쟁점은 이란이 진정한 합의를 원하는지, 아니면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미국 측의 평가입니다.
만약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이 없고, 미국이 이란이 협상을 악용한다고 판단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명령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양측이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아낸다면 일촉즉발의 위기는 당분간 누그러들 겁니다. 주이란 한국대사관의 출국 권고는 바로 이런 예측불가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조치로 읽힙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금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현지에 머무르는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