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은 실력으로 바뀌었다
모로코가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공동 개최국 캐나다를 3-0으로 완파하며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2회 연속 8강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2022 카타르 대회 4강 신화의 뒤를 이은 이번 승리로 '돌풍'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게 됐습니다.
7월 5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경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전반 단 한 차례 슈팅에 그쳤고, 최다 득점자 사이바리가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쳤습니다. 옐로카드 8장이 나올 정도로 캐나다의 거친 압박에 흔들렸던 거죠.
상황을 뒤집은 건 후반이었습니다. 후반 5분 하키미의 프리킥을 우나히가 오른발로 연결하며 균형을 깼고, 37분에는 디아스의 패스를 받아 멀티골을 완성했습니다. 추가시간 라히미까지 가세하며 단 5개의 슈팅으로 3골을 뽑아낸 효율은 역대 토너먼트 승리 팀 중 최소 슈팅 기록입니다.
아프리카 축구의 새 기준
대회 5경기 무패, A매치 34경기 연속 무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조별리그에서 브라질과 비긴 뒤 스코틀랜드와 아이티를 꺾었고, 32강에서 우승 후보 네덜란드까지 승부차기로 제압했습니다.
개인 기록에서도 모로코의 저력이 빛났습니다. 대회 누적 8골은 아프리카 팀 단일 대회 최다 득점, 하키미의 통산 15경기는 아프리카 선수 최다 출전 기록이 됐습니다. 디아스는 단일 대회 최다 도움 4개, 우나히의 멀티골은 2002년 카마라 이후 24년 만의 아프리카 선수 토너먼트 멀티골이었습니다.
이런 결과는 우연이 아닙니다. 모하메드 6세 국왕의 장기적 투자와 2009년 설립된 아카데미, 해외 디아스포라 선수 영입 전략이 10여 년간 쌓여 오늘의 강팀을 만들었습니다. BBC는 "저조한 상황에서도 승리하는 법을 아는 팀"이라며 우승 후보로 평가했습니다.
4년 만의 프랑스와 리턴 매치
8강에서 기다리는 상대는 프랑스가 됐습니다. 음바페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파라과이를 1-0으로 꺾고 올라온 프랑스는 대회 7골을 터뜨린 음바페를 앞세워 여전히 위협적입니다.
2022 카타르 준결승에서 프랑스가 2-0으로 이겼던 맞대결이 4년 만에 다시 성사됐습니다. 과거 모로코가 프랑스의 보호령이었던 역사, 현재 대표팀에 프랑스 리그1 소속 선수 6명이 포함된 사실은 맞대결의 무게를 더합니다.
경기는 한국 시간 7월 10일 오전 5시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립니다. 5경기 2실점의 견고한 수비와 살리바, 우파메카노를 앞세운 프랑스를 뚫기 위해선 사이바리의 부상 회복이 관건입니다. 전 대회 설욕을 노리는 모로코와 8년 만의 우승 탈환을 꿈꾸는 프랑스의 8강전은 이번 대회 가장 무게감 있는 맞대결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