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어딜 가도 비싸다는 한숨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솟값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시금치 100g 소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85% 넘게 오른 1,088원에 거래되고 있고, 오이와 애호박도 40% 이상씩 올랐습니다. 전통시장에서조차 미나리 1kg 가격이 한 달 새 8,000원이나 뛰면서 상인과 소비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선식품뿐 아니라 가공식품까지 동시에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CJ제일제당은 평균 8% 인상을 단행했고, 코카콜라와 농심도 각각 7.2%, 5.8%의 가격 조정을 진행했습니다. 풀무원은 김치와 만두 등 30개 품목을 6.7% 올렸고, 삼립은 빵 50여 종의 가격을 평균 9%대 인상했습니다. 이렇게 채소와 가공식품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인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마트 어느 코너를 가도 부담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폭염과 환율이 겹친 먹거리 물가
채소 가격이 뛴 데는 기록적인 폭염이 주된 원인입니다. 높은 기온으로 채소 생육이 늦어지면서 출하 물량이 줄었고, 특히 폭염에 취약한 시금치와 같은 품목은 공급량 감소가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습니다. 가공식품 업계의 인상 배경은 조금 다릅니다. 원재료비와 포장재비, 물류비 부담이 커진 데다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상승이 출고가에 즉각 반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평년 대비로는 시금치가 14%, 오이가 34%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폭염 장기화에 대비해 관수 관리를 강화하고 비축 물량을 공급하는 등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 고물가 공포와 커지는 금리 인상 가능성
먹거리 물가 상승은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4거래일 연속 오르며 배럴당 83달러 선을 돌파했고, 이번 주에만 6% 넘게 상승했습니다.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이미 2.6%까지 오르며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만약 유가가 100달러 부근에서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률이 3%대 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가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식품기업 10곳과 협력해 대형마트 등에서 가공식품 3,838개 품목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추석 명절을 앞둔 시점에서 먹거리 물가 안정이 서민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