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한 달 만에 급반등한 까닭
국제 금값이 한 달 만에 오히려 강력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2월 25일 기준 5,226.20달러에 거래되며, 2월 초 대비 약 12%나 올랐습니다. 이는 1월 말 원자재 시장을 강타한 마진콜 쇼크로 인한 급락을 완전히 상쇄하고도 남은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은 가격도 온스당 90.988달러를 기록하며 무려 18%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죠. 이같은 급격한 상승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단행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란 최고 지도자 사망설까지 나돌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대화된 겁니다.
여기에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도 한몫했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한 직후인 2월 23일, 국제 금 시세는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 즉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과 추가 관세 인상 우려가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한 셈입니다. 키움증권의 심수빈 연구원은 통화정책보다는 이런 대외 변수,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세 불확실성이 최근 금값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시장도 덩달아 뜨겁다
해외 시장의 움직임은 국내에도 그대로 전파됐습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2월 국내 금 시세(99.99_1kg)는 23만 9,300원으로 마감하며 월초 대비 5% 상승했습니다. 특히 미국 대법원 판결 직후인 23일에는 하루 만에 2.33%나 급등하며 1g당 24만원대를 다시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도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정책 리스크에 대해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는 방증이죠.
금 가격 상승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ACE KRX금현물’은 3만 3,530원에 마감했고, ‘TIGER KRX금현물’과 ‘KODEX 금 액티브’는 각각 8%, 13.48%의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단기간에 원자재 마진콜 쇼크의 충격을 딛고 반등한 것은, 금이 여전히 불안한 시장에서 가장 믿음직한 ‘디지털 방공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상승세, 앞으로도 이어질까
앞으로 금값 행보를 예측하는 데는 상반된 관점이 존재합니다. 한편으로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 관계가 쉽사리 해소되기 어렵고, 미국의 대선 국면과 함께 무역·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당분간 금값을 지지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금리 상승 가능성은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주요 변수로 꼽힙니다.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 가격의 상한선을 제한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점이 언급되기도 했죠. 고금리 환경은 금처럼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의 매력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연준의 다음 행보에 쏠려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금값 상승은 지정학적 충격과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두 가지 불씨가 합쳐진 결과입니다. 이 두 불씨가 언제까지 타오를지, 아니면 연준의 금리 정책이라는 소화기에 의해 꺼질지에 따라 향후 금값의 흐름도 갈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