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협상 종료 후에도 풀리지 않는 미·이란 대립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에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의 60일 협상 시한이 지난 17일 성과 없이 종료되었습니다. 양국은 대화의 데드라인이 끝난 지금도 서로를 향한 강경한 압박을 이어가며 장기적인 대치 국면에 접어든 모습입니다. 사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무력 충돌은 멈추지 않았는데요. 이란은 요르단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아랍에미리트 선박을 공격했으며, 미국도 13일 연속으로 이란을 공습하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단연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당 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고 통행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이란은 해협이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이란의 영토라며 즉각 맞서고 있습니다. 이란은 오만과 협력해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항로를 마련하려는 별도 협정까지 추진하고 있어,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대립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이란은 협상을 믿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란 강경파가 60일 협상 기간을 처음부터 시간 벌기용 공작으로 판단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가 공습을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술이라 보고, 지난 두 달간 전면전에 대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정규군 통제력을 강화하고, 강경파 인사들을 안보 요직에 기용했는데요. 모흐센 레자이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에, 아흐마드 바히디가 IRGC 신임 총사령관에 임명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생산을 확대하고 방첩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예멘 후티 반군과 이라크 민병대 등 친이란 무장세력과도 긴밀히 협력했습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며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선언했고, 이란은 페르시아만 인터넷 케이블 파괴와 쿠웨이트 지상작전까지 검토하며 사실상 전시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란 측은 현재를 '폭풍 전의 고요'라 칭하며 더 큰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전과 정치적 시계
협상이 결렬되자 미국은 군사적 옵션 대신 경제전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전례 없는 수준의 고강도 제재를 예고했는데요. 특히 이란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이는 중국 독립계 정유사와 이를 지원하는 금융망을 겨냥한 압박이 핵심입니다. 아랍에미리트 환전업체 제재, 그림자 원유 선단 압박, 심지어 제3국 상품에 대한 2차 관세 부과까지 검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게도 쉽지 않은 변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 전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4.08달러로 1년 전보다 29%나 올랐고, 브렌트유가도 배럴당 88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거기다 5개월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는 65%, 사드는 38%나 소진되어 군사적 선택지도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제재가 비용과 어려움을 줄 순 있어도 이란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고 보며, 양측 모두 상대가 더 절실해지기를 기다리는 인내의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