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서 성사된 20분 회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6년 9월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이 얼굴을 맞댄 시간은 20분 남짓, 유엔총회 참석 계기에 우크라이나 측 요청으로 마련된 자리였는데요.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회담의 핵심은 일본이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 제재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각국이 결속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은 우크라이나와 함께하며 이 방침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150억 달러 지원, 그러나 무기는 아직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의 인도적·에너지 지원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150억 달러 이상을 제공했고, 올해에도 60억 달러를 약속한 상태입니다. 다만 방위장비 이전 3원칙에 따라 방탄조끼와 헬멧, 비상식량 등 비살상 물자만 지원해 왔습니다.
그래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은 한 발 더 나아갑니다. 그는 일본의 패트리엇 미사일과 방공 기술이 다가올 겨울을 버티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미쓰비시중공업의 미사일 생산 능력도 짚었습니다. 여기에 사이버 보안과 대공 방어, 실전 드론 기술 협력까지 제안하며 우크라이나 방문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푸틴의 도발과 맞물린 배경
이번 회담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점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북방영토인 이투루프 섬을 전격 방문했고, 9월 4일에는 하바롭스크에서 2차대전 대일 전승 기념비를 제막했습니다. 일본이 국제법상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는 쿠릴 열도 4개 섬을 둘러싼 갈등에 다시 불이 붙은 겁니다.
일본은 2022년 침공 직후부터 G7의 일원으로 대러 제재를 주도해 왔고, 양국 간 평화조약 협상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결국 이번 회담은 우크라이나와의 결속을 과시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성격도 지닌 셈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뒤에도 지원과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