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공소취소에 선 그은 회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99분간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돌파하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그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며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말을 반복했고, '부족'이라는 표현은 13차례 등장했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건 연임과 공소취소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고, 조작기소 특검법의 공소취소 권한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습니다. 미국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군사적 기여에 대해서도 전쟁 개입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반응은 엇갈립니다. 국민의힘은 "임기 후 재판을 받겠다는 말을 피했다"며 공소취소 가능성을 열어둔 말장난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논란이 해소됐다며 특검법 재추진의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평탄화' 논란과 부동산 아집
가장 거센 비판을 받은 대목은 부동산입니다. 이 대통령은 강남 고가 주택이 내려가고 외곽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정부 출범 후 14개월간 서울 하위 10개 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11.9%, 전셋값은 10.6% 올랐습니다. 문재인 정부 같은 기간 상승률이 각각 5.71%, 1.46%였던 것과 비교됩니다.
비판의 핵심은 잦은 정책 번복입니다. 실거주 의무 중과 유예는 넉 달 만에 연장으로 바뀌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석 달 만에 완화로 후퇴했습니다. 야권은 토지거래허가제 폐지와 갭투자 규제 완화를 주장하지만, 무자본 갭투자와 전세사기로 인한 불신이 여전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남은 과제는 결국 성과
정치 전문가들의 평가도 갈립니다. 연임 의사 부정과 사법 리스크 해소 노력은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인사와 부동산 대응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회견 직후에는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 175개를 모은 어록 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회견을 변곡점으로 보고 추석 민심과 국정감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관건은 메시지가 아니라 민생 성과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견 후 1년 반에 걸쳐 지지율을 회복했던 사례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질적 정책 성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