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뛰어든 전직 대통령들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행보가 유례없는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를 시작으로 충청·강원·부산·울산 등 전국 13곳을 순회하며 마치 선거대책위원장처럼 보수 후보들을 거들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청계천·부산·서울숲을 오가며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위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사법적 단죄를 받고 사면된 전직 대통령들이 이처럼 선거 전면에 나선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들의 등장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은 극명하게 갈립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노린 전략적 판단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분열된 보수 진영을 하나로 묶을 상징적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해 이들을 '감옥 3인방'이라 칭하며, 국정농단과 내란의 잔불을 남기는 행위라고 질타했습니다. 박지원 의원 역시 이런 행보가 결국 마이너스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며, 오히려 민주주의를 흔드는 언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엇갈린 평가와 '단종 복위' 논란
전직 대통령들의 선거 개입이 과연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금까지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일부 언론 분석에서는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중도층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습니다. 원로 언론인 조갑제 대표는 전직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며 선거운동원으로 나서는 것은 정치사상 처음 있는 관례 파괴라며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노산군에서 복위된 단종'에 비유하며 거짓과 모함의 멍에를 벗고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황당무계한 망언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사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각각 뇌물수수·횡령과 국정농단 혐의로 징역 17년과 22년을 확정받은 인물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건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과거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들의 법적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던 자신의 행동이 이제 와서 머쓱하다고 고백하며,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가 국민 통합에 도리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판세는 12대 4? 선거 이후의 과제
한편 이번 선거의 판세를 놓고 박지원 의원은 '12대 4' 혹은 '13대 3' 정도로 예측하며, 대구·경남은 보수 결집으로 어렵지만 전북과 부산 등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히려 하정우 민주당 후보의 선거 운동원 역할을 할 수 있다고까지 평가했습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번 전직 대통령들의 등장은 한국 정치에 상당한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는 미래를 선택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과거의 사법적 단죄를 받은 인물들이 전면에 서는 모습이 정상적인 정치 풍토인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묻고 있습니다. 이제는 표심으로 답이 나올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