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숨 가쁜 추격이 현실이 되다
중국 CXMT가 중국 현지 증시에 기업 공개를 진행한 첫날 466% 폭등하며 기업 가치 711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공개를 통해 조달한 14조 원이 넘는 자금은 단순한 투자금이 아니라 메모리 공급을 주도하려는 중국의 국가적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업계의 시선은 더 놀라운 소식에 쏠렸는데요. 중국이 미국 10년 넘는 규제를 뚫고 DUV 장비를 자체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중국 동부의 간판 없는 비밀 공장에서 나온 이 성과는 글로벌 장비 업체의 주가마저 흔들었습니다. 사실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지난 10년 새 350%나 급증했고, 구형 공정 설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상태입니다.
범용 시장 넘어 HBM까지 노린다
CXMT는 이미 DDR4를 시장 가격 절반 수준에 공급하며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에서 8%로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6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반도체의 핵심인 HBM3도 연내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며 국내 기업의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는데요. 반면 국내에서는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법원은 기술 유출을 인정하면서도 벌의 정도가 약한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대로라면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인 HBM 기술마저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압도적인 기술력과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범용 메모리 시장이 중국의 국가 보조금과 대량 공세로 크게 뒤틀리면서 한국이 그간 범용 칩 수익을 첨단 기술에 재투자하던 전통적인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압도적인 기술 격차 유지를 위한 한국의 선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런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지난 2분기에만 16조 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기록하며 HBM4E와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집중했고, SK하이닉스는 HBM5와 발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공장을 더 짓고 생산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메모리를 검증 가능한 신뢰 자산으로 재정의하고, 시스템과 패키징, 설계를 아우르는 생태계 중심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중국은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보여줬듯이 집요한 투자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격차를 역전시키는 데 익숙한 국가입니다. 한국이 기술 격차라는 현재의 숫자에 안주하지 않고 구조적 투자와 생태계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