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불길, 세계 유가를 100달러 위로 밀어올리다

동경M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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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2일 오후 1:47

발행: 2026년 3월 11일 오전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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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을 연쇄 공격하며 유가 200달러를 경고하자, 국제 유가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IEA의 사상 최대 규모 비축유 방출도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했고, 브렌트유는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미국 행정부의 내부 혼선과 허위 정보 유포까지 겹치며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상 요충지에서 치솟은 불길

호르무즈 해협에서 불길이 치솟는 선박의 모습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을 얼어붙게 했습니다. 지난 3월 11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 회사와 연관된 선박을 표적으로 삼아 연쇄 공격에 나섰고, 태국 벌크선에서 일본 컨테이너선까지 민간 상선 최소 4척이 피격되었습니다. 이란 군사령부는 이어 “미국은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것을 각오해야 한다”며 노골적인 경고를 날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세계 석유 공급의 20%가 통과하는 해상 대동맥을 위협하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습니다.

이 공격은 공중에서만이 아니라 수중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란이 보유한 저렴한 기뢰는 호르무즈 해협의 폭 3.2km 해역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입니다. 미 해군 연구소는 단 하나의 기뢰만으로도 전 세계 석유 공급의 20%가 차단될 수 있다고 분석했을 정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란의 기뢰부설함 대부분을 제거했다고 발표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팽팽한 긴장 속에 놓여 있습니다.

역사적 규모의 방출, 그러나 불붙은 시장을 진압하지 못하다

이런 위기 국면에 국제사회는 전례 없는 규모의 대응에 나섰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2개 회원국과 함께 총 4억 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시장에 방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방출량의 두 배가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치였습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현재 석유 시장의 도전이 전례가 없다”고 말하며 국제적 공조를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소화전’은 타오르는 시장의 불길을 잡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비축유 방출 결정 직후 브렌트유 가격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공격 소식과 이란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자 다시 반등했습니다. 결국 3월 12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9%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버렸습니다. 시장은 IEA의 방출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발생할 수 있는 하루 2천만 배럴의 공급 부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 방출량이 페르시아만 봉쇄 시 약 한 달간 버틸 수 있는 양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흔들리는 행정부와 요동치는 글로벌 시장

이러한 혼란 속에서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도 일관성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조기 종전 기대감을 부추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도부 교체 같은 강경한 목표를 고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더 큰 소동은 에너지부에서 일어났습니다. 크리스 라이트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하고 있다는 허위 정보를 SNS에 올렸다가, 군 당국의 부인으로 인해 급히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겁니다. 이 일시적인 오보로 WTI 유가는 76달러대까지 폭락했다가 반등하는 등 시장을 크게 요동쳤습니다.

이 모든 불확실성은 뉴욕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 직결되었습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할 수 있다며 신중한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된 모습을 보였고, 달러는 강세를,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하는 등 전형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번졌습니다. 한편, 정작 이란은 이 혼란을 틈타 ‘그림자 함대’를 통해 자국산 원유 선적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는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에너지 공급망과 세계 경제의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지진계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