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영업 중단, 10만 명의 생계가 걸렸습니다
2026년 7월 13일, 홈플러스가 전국 67개 대형마트의 영업을 일제히 중단했습니다. 운영자금이 완전히 바닥나 상품 대금은 물론 전기료와 가스비까지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인데요.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지 열흘 만에 나온 조치라 현장의 혼란은 큰 상황입니다.
이번 휴업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규모가 상당합니다. 홈플러스와 관련된 직접 고용 및 간접 고용 인력이 10만 명에 달하고, 납품업체는 4,600여 곳, 입점 상가까지 포함하면 수많은 소상공인이 생계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강원도만 해도 강릉, 삼척, 춘천, 원주 등 4개 매장이 문을 닫았고, 관련 종사자 400여 명이 급격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인수 이후 시작된 구조적 적자의 늪
홈플러스의 위기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은 아닙니다. 사실 이번 사태의 뿌리는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인수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MBK는 인수 대금 7조 2천억 원 가운데 4조 원 이상을 차입했는데, 이후 홈플러스가 매년 약 1천억 원의 이자 비용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MBK는 알짜 점포를 포함한 부동산을 매각해 약 4조 원을 회수했습니다. 그 결과 홈플러스는 자기 건물을 잃고 연간 4천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죠. 이자와 임대료를 합치면 매년 5천억 원이 고정적으로 나가는 구조가 만들어졌는데, 이는 업계 1위인 이마트조차 견디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결국 회계법인 분석 결과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1조 원 이상 높은 상황이라 영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정리하는 쪽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책임 공방 속으로 파산 시계는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뒤집으려면 7월 20일까지 2천억 원의 긴급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대립하고 있습니다. 메리츠는 MBK의 보증과 추가 자금 투입을 요구하고 있고, MBK는 메리츠가 청산 이익만 노린다고 맞서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양측과 노조가 함께하는 3자 회동을 제안하며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이종성 위원장은 양측 모두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10만 명의 생계가 달린 만큼 도의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반면 마트노조와 MBK의 면담은 회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소상공인을 위해 긴급 경영안정 자금 지원 한도를 1억 원으로 확대하고 저금리 융자를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조치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20일이라는 파산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1만 2천여 명의 체불임금과 1조 원이 넘는 공익채권 처리를 둘러싼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