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와 함께 돌아온 바이러스
지난 12일 전남 순천만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확인됐습니다. 정밀검사 결과는 20일 나왔고, 이번 동절기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첫 사례입니다. 순천만은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라 겨울 철새가 들어오는 시기와 맞물려 방역당국의 긴장이 커진 상황입니다.
정부는 검출 사실이 확인되자 전국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올렸습니다. 범정부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고, 지방정부 상황실도 24시간 비상 대응 체계로 전환했습니다. 야생조류에서의 확인은 가금농장 유입 위험이 한층 높아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10km 통제와 3km 특별관리
방역 조치는 검출 지점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이뤄집니다. 반경 10km 안에서는 야생조류 폐사체 수색과 철새 정밀조사가 진행되고, 가금농장에는 이동통제와 정밀검사, 전화예찰이 적용됩니다. 순천만 수변 3km 이내는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사람과 차량 출입이 통제됩니다.
전국 가금농장과 축산관계시설에는 일주일간 일제 소독주간이 운영됩니다. 농가에는 외부인과 차량 출입 차단, 매일 소독, 폐사 증가나 산란율 저하 같은 의심 증상 발생 시 즉시 신고가 요청됐습니다. 초기 차단이 늦어지면 살처분과 이동제한 범위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확산 위험과 남은 과제
해외 야생조류에서의 고병원성 AI 검출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2,95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432건의 두 배를 웃돌았습니다. 지난 동절기 국내에서는 가금농장 62건, 야생조류 63건이 발생했고, H5N1과 H5N6, H5N9 등 세 유형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산란계 농장 피해가 컸던 만큼 계란 수급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정부는 철새도래지 방문 자제와 야생조류 접촉 회피, 폐사체 발견 시 즉시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이채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철새 이동이 본격화되는 만큼 야생조류와 가금농장 사이의 연결고리를 얼마나 빨리 끊느냐가 이번 방역의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