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직후 경호처에 쏟아진 질책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수처에 체포된 직후, 김건희 여사가 경호처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김신 전 경호처 가족부장은 김 여사가 박모 경호관에게 "총기 가지고 다니면서 뭐했나"라고 질책하는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증언했는데요. 당시 상황을 전해들은 김 전 부장은 "황망했다"고 당시 심정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는 체포 영장 집행을 막지 못한 경호처의 대응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해석됩니다.
이진하 전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의 증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의 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의 관저 진입을 막으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김 전 본부장은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으로부터 "수사기관이 관저에 진입할 수 없도록 무조건 사수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이를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경호처 내부에서는 체포 영장 집행을 저지하려는 강한 의지가 작동하고 있었던 겁니다.
강경 대응 논의와 내부 긴장
당시 경호처 내부 회의에서는 상당히 강경한 발언들이 오갔습니다.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은 "우리가 저들을 체포해야 한다", "총을 차고 다니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는데요. 김성훈 전 차장도 "경찰은 수사권이 없다", "저놈들 우리가 때려잡아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당시 경호처 내부의 긴장된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김신 전 부장이 김 여사의 질책 내용을 다른 직원들에게 전파하지 않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입니다. 김 전 부장은 이러한 내용이 "과잉 충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경호처 내부에서조차 상황이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와 내부 반발
더 충격적인 증언은 김성훈 전 차장이 군사령관들의 비화폰 통화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입니다. 이진하 전 본부장은 김성훈 전 차장이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등 군사령관 3명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는데요. 김대경 전 경호처 지원본부장이 이 지시에 대해 상담을 요청했으며, 본부장급 회의에서 "대통령이 시켜도 못 하겠다"는 강한 반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증언들은 당시 경호처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 전 본부장은 김 전 차장의 지시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비화폰 기록 삭제 시도는 수사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뒤늦은 사과와 향후 전망
1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성훈 전 차장과 이광우 전 본부장은 마침내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국민께 혼란을 가져와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김 전 차장은 "안타까운 역사 속에서 국민에게 많은 혼란을 가져오고 국력도 소실됐던 것 같다"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 전 본부장 또한 "국가와 국민 모두 혼란스럽고 힘들어하는데 그 중심에 저희가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특검의 수사 내용 중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총기 과시를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습니다. 이광우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두려워하거나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까"라고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윤 전 대통령은 체포 영장 집행 저지, 계엄 국무회의 관련 혐의, 비화폰 기록 삭제 등 5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최근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재판 결과는 전직 대통령과 경호처 고위 관계자들의 법적 책임을 가를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