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내내 훈련해야
주한미군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이 진영승 합참의장과 만나 내년 상반기 예정된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를 논의했습니다. 21일 오찬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브런슨 사령관은 준비태세를 연례 두 차례 연습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1년 내내 훈련해야 한다는 구상을 꺼냈습니다.
한미는 매년 상반기 FS, 하반기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돌려가며 전구급 지휘소훈련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UFS가 트럼프 대통령의 축소 지시로 계획의 절반만 진행되면서 내년 FS 준비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죠. 이번 논의로 사전 준비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 셈입니다.
브런슨 사령관이 꼽은 배경은 북한의 탄도·순항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북러 국방협력의 심화입니다. 안보 환경이 정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그는 한반도 전역에서 분산형 훈련을 실시하고, 미 해군 함정이 한국 조선소에서 신속하게 정비를 받고 복귀하는 체계를 작전 억제력으로 연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DMZ 발언이 남긴 파장
논의의 무게중심은 훈련이었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다른 곳에 쏠렸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 미 싱크탱크 세미나에서 "유엔군사령부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는데요. 영토와 주권을 건드리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에서 "영토와 관련된 표현은 대한민국 주권과 직결된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그는 브런슨 사령관에게 발언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청와대도 해당 발언이 미국 정부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한미가 기존 합의에 따라 협의 중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반대로 여당은 공세의 초점을 전작권으로 옮겼습니다. 김민석 대표는 국민의힘이 '임기 내 치적 쌓기'라며 전작권 환수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한 원내대표는 철 지난 억지 색깔론으로 동맹을 흔들지 말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동맹과 자주국방 사이
쟁점은 결국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두고 갈립니다. 민주당은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한미연합사가 유지되고, 한국군 사령관과 미군 부사령관이 연합 방위를 이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자주국방과 한미 동맹이 함께 강화되는 방향이라는 설명인데요.
미국 쪽에서도 미묘한 신호가 나옵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전작권 전환 요건은 그대로지만 위협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취지를 전했습니다. 요건의 틀은 유지하되, 안보 환경 변화를 어떻게 반영할지를 두고는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겁니다.
내년 FS 연습이 예정대로 치러질지, 연중 상시 훈련 체계로 얼마나 옮겨갈지가 향후 한미 간 논의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