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다수가 본 이란 합의의 민낯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스위스에서 첫 고위급 협상을 마쳤지만, 미국 내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우세합니다. CBS와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7%만이 이번 합의가 미국에 유리하다고 답했고, 22%는 이란에 불리하다고 봤는데요. 특히 공화당 지지층조차 39%만이 미국에 유리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내부적 신뢰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연히 전쟁 지속 의사도 낮습니다. 응답자의 78%가 즉각적인 종전을 원했고, 이란의 추가 양보를 기대하며 전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은 22%에 그쳤습니다. 사실 미국인들은 트럼프 정부가 목표를 달성해서가 아니라 분쟁을 끝내고 싶어서 합의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이 66%로 압도적이었습니다. 핵 프로그램 영구 중단이나 친미 정권 등장 가능성 역시 대다수가 비관적으로 전망했죠.
협상 테이블 위의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의 겉과 속은 조금 다릅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IAEA 핵 사찰단 복귀에 동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란 측은 새로운 의무를 수용한 게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기존 절차에 따른 협력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처럼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는 부분은 한두 곳이 아닙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미군 호위 항로 이용을 권고했지만, 이란은 자국 해안선 근접 항로를 이용하지 않으면 나포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약속을 어길 경우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경고하면서도, 동결 자금을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사용하도록 압밑하는 등 경제적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란은 농산물 구매 의무가 없다고 즉각 반박하며, 자금 해제 규모와 방식에서도 큰 견해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동 지정학의 새로운 국면
이번 협상은 주변국의 중재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만나 MOU의 충실한 이행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중국은 이란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와 파키스탄도 중재에 힘을 보태며 대화의 물꼈를 텁니다.
경제적 파장도 뚜렷합니다. 미국이 60일간 원유 판매 제재를 면제하자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3% 넘게 하락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은 회복세를 보였고 영국 해사무역기구는 안보 위협 수위를 낮췄지만, 정유업계와 해운업계는 여전히 양측의 상충하는 지시 속에서 진퇴양난을 겪고 있습니다.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핵심 핵 문제 해결의 불투명성은 중동 정세의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